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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의성 Oct 29. 2022

일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면 일상에 지쳐갈 때마다 공통적인 면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요소들로 일상이 가득 차 갔던 것이다. 피로감, 불면증, 경쟁심, 질투, 지저분한 방, 나태로움 등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 부정적인 요소들이 일상을 잠식해 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인 요소들에 잠식당할수록 사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천천히 어두운 빛을 띠게 되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번아웃’ 더 나아가 ‘우울증’의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일상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울 수는 없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의 육체와 정신 어느 하나 정상인 것이 없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기는 데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것들’의 기준을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유명세,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사람들의 인정 같은 것들이 있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행복의 요소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빈번하게 내 일상에 채울 수 있는 요소들도 아니었다.

 

“대단하지 않아도 좋아, 그저 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을 채워보자”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것들을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산책, 글쓰기, 여행, 사진 찍기, 산책하기, 노래 듣기, 에세이 읽기, 우리 집 강아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일상에 채워 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바빠도 잠깐의 산책을 즐기고, 출근길에는 에세이를 읽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자기 전에는 간단한 글을 썼고, 곳곳의 예쁜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강아지가 사랑스러울 때마다 마음껏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다. 


대단한 것들이 아닌 데도 행복감을 느꼈고, 일상의 무게감을 던져 버릴 수 있었다.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은 사실 무엇보다 소중한 것들이었다. 그것을 깨닫고 실행하기만 해도 행복은 어디든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겐 더욱 강력한 치료제가 절실했다. 너무 오랜 기간 쌓인 ‘번아웃’이라는 증상은 나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내가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것, 걱정을 잊게 만들어 주는 것. 나에게는 역시나 '여행'이 가장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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