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살다 보니 또다시 여행이 근질근질했다.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대만 타이페이’로 정하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대만 영화들 덕분이었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타이페이 특유의 여유롭고 평화로운 느낌, 예쁜 거리의 모습들이 나를 끌어당겼다.
이처럼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하게 될 때, 영화가 해답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준세이와 아오이가 만났던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 노팅힐의 애나와 윌리엄이 만났던 영국의 여행 전문 서점 같은 곳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갖게 되는 해당 도시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은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가 되곤 한다.
“한 뼘의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
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낀 대만인들의 삶의 이미지는 이러했다. 그리고 직접 대만에 가 그 여유를 실제로 느껴보고 싶었다.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갖고 싶어 져. 언젠가 내 이야기도 들려줄 날이 왔으면 좋겠어”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영화 속 카페를 운영하는 자매들처럼, 대만에 가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 여행을 하다 보면, 반대로 영화에서 느꼈던 이미지와 상반되는 도시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내가 갖고 있던 기대와 비슷할 때 느끼는 기쁨과 벗어났을 때 느끼는 실망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인 것이다.
오늘도 퇴근 후 다양한 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잠에 든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느낀 이미지를 통해 다음 여행지를 정하고 계획을 구체화해 나간다.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힘이 되곤 한다.
내가 생각한 여행지의 이미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하루하루가 즐거워진다. 어릴 때 소풍날을 기다리며 설레었던 그 마음으로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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