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

기분

by 다른디귿

<출처:Pixabay>



세상에는 갖고 싶은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다. 비 온 뒤 맑게 개인 투명한 하늘, 깃털처럼 떠가는 하얀 구름, 뜨거운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청량한 푸른색, 오랜 시간 파도에 깎여 제 모습을 잃고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중인 몽돌, 고운 햇살보다 더 반짝이는 산호모래 등 등.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에서도 갖고 싶은 것들이 이만큼인데 살면서 다 가져보려면 아직도 재미나게 살 날이 많이 남았다. 값비싼 재화가 아니더라도 지금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이 아름다움을 꼬꼬 할머니가 되어서도 갖고 싶다. 충족되지 않는 욕망은 불만을 품게 되고 마음에 틈을 생기게 하니 작은 것들에게도 소소한 재미를 부여하며 일단 불평 없이 살고 볼 일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며 사물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이 퇴색되지 않게 늙어가는 게 작은 바람 중의 하나이다.


세상에는 먹고 싶은 맛있는 것들이 참 많다. 좋은 약재를 넣고 푹 고아 내 생일날 먹는 백숙, 한 여름 해산물 잘게 썰어 고운 붉은빛 슬러시로 먹는 물회, 추운 겨울날 달달한 겨울 무로 부쳐내는 무전, 두부와 돼지고기 자글자글 끓여내어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는 두루치기 등 등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돋는다. 여태 내가 맛 본 음식보다 아직도 못 다 먹은 음식이 더 많을 텐데 맛깔난 음식 다 먹어보려면 돈부터 많이 벌고 볼 일이다. 다이어트한다고 하루에 한 끼만 먹었더니 이틀을 못 가고 실패다.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먹어 본 음식들이 당긴다. 꼭 이럴 땐 기름진 음식들이 더 생각이 난다. 내 평생 음식을 절식하며 하는 다이어트는 절대 못할 것 같다.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갈증을 품게 되고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상태가 된다. 참 희한하다. 되려 제 때 잘 챙겨 먹으면 생각나는 음식이 덜한다. 매 끼 잘 챙겨 먹으면서 양을 줄여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론보다 몸이 먼저 안다. 뭐가 되었든 내 몸이 원하는 데로 하는 게 가장 뒤탈 없는 방법이다. 내 몸이 원하는 맛있는 음식들을 제철에 잘 챙겨 먹는 게 기분 좋게 잘 사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참 많다. 종종 좋아하는 것들 낙서하듯 써 보는 것도 참 좋다. 휴대폰에 생각날 때마다 적어뒀다 잠이 안 올 때 보면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내 기분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모든 건 내 안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좋아하는 것만 보고 좋아하는 것만 먹어도 충분히 살만한 세상이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좋아하는 여름 원피스 입고 시원한 거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냉면 한 그릇 먹는 것도 참 좋겠다.





[기분]

대상이나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감정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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