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키다

by 다른디귿


삼킨다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울분의 힘은 숨이 턱턱 막혀오는 고통을 인내하는 것과 같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할 수 없는 것

언제나 입 안에 맴도는 고인 말들은 썩은 구취로 남는다

삼킨다는 것은 결국 버티고 살아내어 지는 것

나의 고통스러운 삼킴의 행위가

누군가의 얼굴에 비웃음으로 번지는 비수 같은 일이 되는 것

되지도 않는 위로 속에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론 손가락 질 하는 것

어느 강연자의 실패 사례에 속해지는 일이 되는 것

그 모든 일련의 행위를 참고 견디고 결국 오늘도 살았다는 것

어쨌든 오늘도 살아지고 이겼다는 것


삼킬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틈 사이에서

노스님처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구분하고 사는 건 절대 녹녹지 않은 일이라는 것

반드시 삼켜야만 하는 인생도 있다는 것

창자가 뒤틀리고 장이 꼬이는 고통이 와도 인내하고 견뎌야만 하는

악같은 인생도 있다는 것


삼키지 않아도 되는데

손가락 혀 끝 깊숙이 넣어 억지로라도 뱉어 내게 해도 되는데

푸른 점액이 식도를 타 오르고 쉰내 풀풀 내게 해도 되는데

흐물 해진 토사물을 보며 설사로 뱉어진 것들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감사할 수 있어도 되는데 어렵지

나만 견디지 못하는 고통이 있는 줄 알았는데

남들도 다 겪는 고통이라는 걸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그럼 뱉어내는 일련의 행위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 줄 알 수 있을 텐데

미리 알기란 어렵지


삼킬 수 없으면 삼키지 마 억지로 안 그래도 돼

어지럽고 복잡한 감정을 토사물들을 네 것으로 만들지 않아도 돼



by. 달콤한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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