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나는 '당신'이라는 말이 참 좋다. 어감도 참 좋지만 부를 때마다 왠지 사이가 더 다정해지는 느낌이 든다. 옛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 한 느낌도 들고 각별한 마음을 담은 편지 속 대상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마치 내가 점잖고 고와지는 기분이다. 조선시대에 태어날 걸 그랬나 보다.
당신이라는 단어의 한자를 살펴보면 마땅할 당(當), 몸 신(身)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을 부르는 데 마땅히 내 몸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내 전부라고 칭할 수 있는 타인 그게 바로 당신(當身)이다. 당연히 자기의 몸처럼 살피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 당신이라니 정말 고혹적인 말인 것 같다. 부스럭 거리는 관계에도 산뜻한 사랑이 싹틀 것 같은 마법 같은 말이다. 이 예쁜 말을 평생,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주 쓰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부로는 호칭은 참 많다. 애정을 담아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애칭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또 자기, 여보, 당신이라는 예쁜 말도 있다. 다 예쁜 말이지만 내 취향은 '당신'이다. 손편지 세대는 아니지만 난 손편지도 참 좋아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진심은 말도 좋지만 글이 더 와 닿는다. 물론 개인 취향이다. 연애할 때 서운한 감정이 들어 손편지를 쓰면 항상 첫 줄은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의 내밀한 당신에게'라고 썼다. 서두에 그렇게 쓰다 보면 서운한 감정은 사그라들고 애정이 절로 솟아났다. 더불어 '당신님'이라 칭하며 애교 섞인 글들도 마구 적는다. 아, 이렇게 적으니 연애하고 싶어 지네. 예전부터 말은 그 사람의 얼이라 했다. 별 것 아닌 호칭이지만 그 말에서 사랑이 '뿜 뿜'할 수 있으니 일단 예쁘게 부르고 볼 일이다.
우리말은 참 예쁜 말이 많다. 적재적소에 잘 쓰면 그 활용도도 높고 그 의미도 더 다양하게 전달될 수 있으니 말이다. 암, 당신을 절대 'YOU'로만은 대신할 수 없지.
[당신]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하오 할 자리에 쓴다.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