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를 안아주오

첼로

by 다른디귿
<출처 -Pinterest>




다시 태어나면 첼리스트(cellist)로 살아보고 싶다. 한 번도 첼로를 켜본 적은 없지만 오롯이 나의 두 팔과 두 다리로 포근히 감싸 안아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스며드는 소리를 온몸을 통해 느껴본다면 그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흐른다. 클래식 음악은 일반적인 중,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배운 게 전부이지만 살면서 tv나 영화로 접하게 되면서 귀에 익숙해졌다. 영화를 보다 들어봤던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 그냥 나도 모르게 교양인이 된 것 같았고 드라이브를 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으면 마치 내가 영화 속 주인공 같이 느껴졌다.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바로크 음악이 뭔지 바흐, 헨델의 음악이 어떤 건지 찾아 듣게 되었다. 거기에다 시간이 주는 다양한 경험이 더해지니 내게서 멀리 있던 클래식 음악이 때에 따라서는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거 보면 시간이란 게 참 묘하긴 하다.


누군가가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난 주저 없이 '목소리 좋은 사람이요.'라고 한다.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 사람의 향기를 느낀다고 하면 너무 변태 같으려나... 여하튼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나의 신뢰도처럼 음악도 베이스가 풍부하게 들어가는 음악을 찾아 듣게 만들었다. 그런 내게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가 주는 풍부한 음색은 금방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듣고만 있어도 행복했다. 그중에서 첼로는 음역대도 넓고 울림도 커서 단숨에 내 이상형 같은 남자가 되었다. 힘들고 외로울 때는 따뜻한 음색으로 온기를 불어넣어주었고 기분 좋을 때에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더욱더 산뜻한 행복감을 선사해줬다. 또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더없이 편안한 음색으로 묵직하게 토닥거려주었다. 첼로의 선율처럼 나를 포용해준다면 당장이라도 사랑에 빠지리라. 만약 첼로 음색을 시각화한다면 분명 멋지고도 또 멋진 남자일 것이다.


난 첼로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관현악이나 실내악에서 모두 빠지지 않는 첼로처럼 어디에서는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 몫은 충분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곡을 이끌어가기도 하고 저음역을 뒷받침해주는 첼로처럼 타인까지 빛을 볼 수 있게끔 서포트도 해 주는 그런 역할도 하고 싶었다.(그렇지만 어디 그게 쉬우랴. 나 혼자도 제대로 살아내기 이렇게 힘이 든데.) 한 때는 그저 그런 연습곡이었지만 지금은 엄청난 지위를 가진 무반주 첼로곡 Unaccompanied Cello Suites처럼 그래도 살다 보면 언젠가는 내 인생을 흔들리지 않고 묵직하게 독주할 날이 올 꺼라 믿는다.(그런 날이 오긴 오는 거냐..) 언젠가는 올 그런 날들을 위해 꿈속의 첼리스트가 되어 하루하루 착실히 살아볼 일이다.


- 달콤한 게으름



[첼로]

바이올린 계통의 대형 저음 현악기.

현이 네 줄이며 의자에 앉아 동체(胴體)를 무릎 사이에 끼고 활을 수평으로 하여 연주하는데, 침착하고 차분한 음색을 갖고 있어 독주 또는 합주 악기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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