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리듬을 찾아서

수영

by 다른디귿
< 이미지 출처 : pinterst >



사주에 불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명에 물이 들어가거나 물 근처에 살란다. 물론 나도 물이 좋다. 산과 바다 중 뭐가 더 좋냐고 물으면 당연 바다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예쁜 집을 지어 티하우스를 차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금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대신 하루에 물 2L는 거뜬하게 마시고 수영하기를 즐겨한다.(요즘은 코로나 19로 실내 수영장이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다.) 사주 때문은 아니지만 나름 물을 가까이 하니 몸이 편하더라.


대학교 때 친구들과 대천 해수욕장으로 MT를 갔다. 물장난을 재밌게 하면서 점점 더 깊은 쪽으로 들어가는데 순간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너무 놀라 얼굴이 사색되어 밖으로 나왔다. 그 후 바로 수영강습을 끊었다.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기에 수영을 배우는 게 참 재미있었다. 처음엔 수영복을 입는 게 내심 쑥스러웠는데 동생이랑 같이 다니기도 했고 수영 강습반 아주머니들도 학생일 때라 예쁘다 해 주시니 강습 다니는 게 그 당시 꽤 신나는 일 중의 하나였다. 운동은 '장비발' 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제 겨우 물장구를 칠 때지만 일단 날씬하게 보이는 수영복, 멋진 안티포그 미러 수경을 구입하고 강습반의 소속감을 높인다는 1번 아주머니의 제안에 멋진 수모를 대신해 반강제로 같은 수모를 썼다. 1번 아주머니는 그 레일에서 가장 잘하시는 분이었다. 쫄래쫄래 잘 따라다니면서 배우니 어느 순간 내가 1번이 되었다.


[4등]이라는 영화를 보면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영선수 '준호'의 성장담이 나온다. 어른들의 간섭으로 상처입지만 물속의 환한 빛과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레일을 거스르며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앞, 뒤 내용 다 자르고 그 순간만큼은 나도 준호가 되고 싶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물의 흐름을 따라 그어진 레일은 장벽이 될 수 없다는 듯이 자유롭게 유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속에서는 오롯이 자신에게 몰입해야 호흡을 잘 가다듬어 숨을 쉴 수 있다. 고르게 숨을 쉰다는 건 물속에서 박자를 맞춘다는 것이다. 팔, 다리, 온몸을 물과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 움직여야 앞으로 잘 나아간다는 의미이다.


뉴스에 코로나 19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다. 익숙했던 우리의 리듬을 깨졌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19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입문반부터 시작했던 수영은 어려웠지만 이제 꽤나 익숙하다. 시간은 결국 흐른다. 그 흐름에 맞춰 수영처럼 팔, 다리, 온몸을 잘 흔들어가며 나만의 리듬을 맞춰봐야겠다. 언젠가는물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준호'처럼 춤추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수영]

스포츠나 놀이로서 물속을 헤엄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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