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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May 07. 2024

비행기 날개

컬러 테라피


비행기 날개가 있는 항공기 중앙부의 좌석은 대개 엔진 소음이 심하고 좌석 등받이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짝이 없고 인기가 없는 좌석이 분명하다.



이 자리에 앉는 걸 싫어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피아노 협주곡처럼 연주되는 날개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VIP석이기 때문이다. 주익(큰 날개)에 있는 스포일러spoiler는 여러 개의 판으로 이뤄져 비행기가 선회할 때나 착륙할 때 다운포스(down force)를 발생시킨다. 착륙할 때는 모든 스포일러가 위쪽으로 일제히 펼쳐지면서 공기 저항을 높여 비행기의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게 한다. 스포일러가 피아노의 건반을 누를 때처럼 한 장씩 혹은 여러 장씩 펼쳐졌다가 접히면서 일정한 기계음을 내며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건 약간 감동적인 일이다. 







 ‘나를 트림탭으로 불러 달라’




크게 선회하거나 난기류(turbulence)가 발생하면서 판이 심하게 흔들릴 때는 끝까지 나가떨어지지 않고 버틴 게 신기해 보일 정도다(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트림탭(trim tab)은 스포일러보다 작은 장치지만 기체의 고도, 속도, 균형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 한 유명 건축가의 묘비에는 ‘나를 트림탭으로 불러 달라’고 적혀 있다. 여객기 날개에 달려 있는 작은 장치들이 해내는 일들이 놀랍기만 하다.  






TIP

비행기는 대부분 흰색이다. 흰색은 태양열을 반사하여 기체가 과열되는 현상을 방지하고 연료 유출이나 외부 결함 위치를 파악하기 쉽게 해준다.







컬러 에세이 <모든 색이 치유였어2> 출간!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2023 약 8주간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





호림은? 

J컬러소통연구소 대표로 색채심리상담사 1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여행이 가진 색깔들로 테라피합니다. <모든 여행이 치유였어1>, <모든 색이 치유였어2>를 썼습니다. 15년간 베테랑 기자로 일을 하면서 300명에 달하는 CEO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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