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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제이 Oct 30. 2022

결혼과 연애에 대한 소고

결혼과 연애는 무엇이 다를까?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연애가 목적이라면 사랑에만 집중하면 된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즐기면 된다. 이해관계도 복잡하지 않고 책임질 일도 많지 않다. 사귀다가 사이가 나빠지면 헤어져도 된다. 마음은 아프겠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도 없다.


그런데 결혼은 다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해와 희생이 필요하다. 이해와 희생 없는 결혼 생활은 불가능하다. 그런 마음 없이 결혼을 하면 가족이 탄생해도 즐겁지 않고 부담감과 압박감만 생긴다. 행복하다는 생각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살게 될 것이다. 희생이라고 해서 억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희생을 해도 가족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결혼 후 첫째가 태어나던 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환희나 감동보다는 신기했다. 신기하고 가슴이 찡한 것도 잠시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 잡생각을 할 틈도 없이 몇 년 동안 일과 육아에만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생각이 많고 복잡해지면 일단 열심히 하면 된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다. 잡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최후는 별로 좋지 않다. 


강화도 석모도


희생이라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면 된다. 우리는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는가? 학생은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군인은 군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모는 부로로서의 책임을 다하면 된다. 너무 잘할 필요 없다. 최선을 다한 부모가 중요한 것이지 1등 부모가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최고의 부모여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아이들도 느끼기 때문에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것이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결혼을 하면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고 억울해할 필요 없다. 내 시간이 없어지는 만큼 내 가족에 대한 사랑은 커지고 보람된 일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가정이 유지되기 힘들다. 


결혼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마음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만약 별생각 없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잘 대처 해나 가야면 된다. 겁낼 필요 없다. 어쩌면 잘 준비해서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떻게 대처를 하면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물질적으로 잘 준비가 되어있다고 해서 모두 잘 사는 것도 아니다. 


강화도 건평항


누구를 어떻게 만나야 하나?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나를 고민하기 전에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의 성향,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내가 자라온 환경과 나의 신념은 무엇인가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결혼을 하고 살면서 맞추어 가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성향이나 가치관이 다르면 살면서 갈등하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그러면 결혼 생활의 질이 낮아진다.


나는 스파게티보다는 된장국이 좋은데 그녀가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스파게티를 먹어 주는 것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생긴다.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풀어가야 할 지혜와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 것을 함께 풀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람의 인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말솜씨"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생각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말은 인격이고 언어는 생각을 지배하기 때문에 말은 아주 중요하다. 결혼을 하고 난 후에도 부부간의 말은 부부 사이의 관계는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꼭 기억하자. 고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행동도 바르다. 미사여구를 사용하며 말에 기교를 넣을 필요는 없다. 


말투가 약간은 투박해도 진정성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 내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부부가 살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서 척척 이해해 주는 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부부의 연차가 오래될수록 더 그렇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것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경험이다. 최상의 선택이었지만 최악의 결과가 오기도 한다. 


강화도 스페인 마을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짜 승자


꽃길은 화려하지만 부담스럽고 흙길은 소박하지만 편안하다. 금수저에게는 수라상이 있어야 어울리겠지만 쇠수저는 된장찌개만 있어도 된다. 꽃밭에서 금수저로 식사를 하면 좋겠지만 그 기분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영원한 것은 없다. 공부는 잘하지 못해도 하면 한 만큼 이익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던가?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익이다. 


결혼을 잘해야 한다는 것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것과 다르다. 공부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수도 있다. 혹은 너무 쉽게 풀리는 수학 문제처럼 잘 풀릴 수도 있다부담감은 버리자. 공부가 그랬듯이 결혼생활도 F만 아니면 괜찮다. 중간만 해도 충분하다. 성적이 하위권이어도 성실하게 학교 다니면서 즐겁게 학교생활하면서 졸업장 받으면 된다. 특별히 극한의 경우가 아니면 살면 살아진다.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상황은 좋아질 수 있다. 포기하지도 겁내지도 말자. 물론 영원히 안 좋아지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다. 판단은 본인의 몫. 모든 이치에는 상승과 하락, 업 다운의 사이클이 있듯이 결혼 생활도 그렇다. 다운의 시기에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고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가 없는가 판가름이 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연애는 느낌이 통해야 하지만 결혼은 뜻이 통해야 한다. 


느낌도 통하고 뜻도 통하면 가장 좋지만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뜻이 맞아야 한다. 느낌은 변하고, 시간이 가면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뜻은 변하면 안 된다. 취향은 달라도 살아지지만 가치관이 다르면 너무 많은 문제와 갈등이 생긴다. 사랑해서 결혼해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한 번씩 나오는 극소수의 잉꼬부부를 부러워하지 말자. 어쩌면 그들이 삶이 비정상이고 우리의 삶이 정상일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수가 장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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