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를 다녀왔다. 단풍이 절정이어서 인지 예상했던 데로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었다. 서울에서 가평까지 4시간이 걸렸다. 속초, 양양을 가고도 남을 시간이다. 가볍게 산책 후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다. 막국수는 맛있었고 닭갈비는 그냥 그랬다. 돌아오는 길도 꽤 막혔다. 나들이 차량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더 일찍 나왔어야 했나 보다.
남들이 아침 6시에 나오면 나는 새벽 5시에 나와야 한다. 단풍 나들이 가는 것도 경쟁이다. 여행도 부지런해야 다닌다. 경쟁, 분쟁, 투쟁, 논쟁, 전쟁..... 세상살이가 온통 싸움이다. 그렇게라도 절경의 단풍을 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고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다 라고 생각되면 안 하는 것이다. 연애도, 결혼도, 사업도, 아이들의 교육도 다 마찬가지다. 그럴 가치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치관이다.
대을 왜 가야 하는
얼마 있으면 회사가 이사를 간다. 몇 년 전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전을 했는데, 이번에는 더 멀리 간다. 어려운 코로나19를 잘 버텨내고 사세를 확장해서 이전하는 것이라 좋은 소식이지만, 출퇴근하는 샐러리맨의 입장으로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왕복 4시간은 걸릴 듯하다. 물론 차량을 이용하면 왕복 2시간 남짓한 거리만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한다. 대중교통으로 하는 출퇴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멀리 있는 회사를 다니는 것이 꼭 나쁘지는 않다. 세상살이가 다 좋은 것도 없고 다 나쁜 것도 없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 보이게 되고 긍정적으로 보면 되면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 정말 그렇다. 즐거운 얘기를 하는 사람 와 함께 있어야 즐거워진다.
나의 삶의 철학 중에 하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읽었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생겼다. 톰과 허크가 즐겁게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으니까 벤이 와서 한 번만 칠해 보겠다고 한다. 그러자 톰이 안 된다고 한다. 벤이 계속 칠해 보고 싶다고 조르니까 "그럼 그렇게 하렴~" 하며 톰과 허크는 벤에게 페인트 통을 넘겨주고 놀러 갔다는 얘기다.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체증이 없고 긴장하며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 안전하고 경제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거나 YouTube로 강의를 듣거나 Netflix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좋아하는 영화를 하루에 두 편씩 볼 수도 있다. 자가운전을 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걷는 시간이 많으니 건강에도 좋다.
물론 장점만 있지는 않다. 비가 오거나 춥거나 더운 날에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선택지가 하나라면 슬플 수도 있지만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므로 기분 좋게 받아 들일수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회 초년생의 마음으로 긴장하고 불편함도 느껴 보려고 한다. 세상살이에 약간의 긴장감과 불편함은 꼭 필요하다.
그것으로 인해 지금 행복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고 조금씩 물의 온도를 높이면 나중에는 물의 온도가 높아져서 죽음에 이르는데도 개구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늘 긴장해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 사업가든 샐러리맨이든 마찬가지다. 평생 쓰고도 남을 만큼 많이 벌어 놓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돈은 많은데 갑자기 병을 얻을 수도 있다. 겸손해야 한다.
얼마 전 저녁 TV를 보다가 혼잣말로 감자깡이 먹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다음날 아내가 감자깡을 사 왔다. 장을 보면서 내가 한 말이 기억이 나서 사가지고 왔단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싸운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장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티격태격 싸우면서 살겠지만, 가끔 미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게 부부고 가족이다. 아쉬운 가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