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일
오랜만에 인왕산에 올랐다. 우중캠핑을 가고 싶었지만 처자식이 있으면 그것도 생각처럼 쉽진 않다. 우중캠핑은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기에 온 가족이 함께 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나 혼자 가는 것도 여의치 않다.
휴일에는 김치볶음밥도 만들어야 하고 미비(未備)하나마 청소도 해야 한다. 아내와 취미 코드가 맞으면 좋으련만 삼라만상의 이치가 그렇듯이 다 좋은 사람도 없고, 다 맞는 사람도 없다. 아내에게 산책을 가자고 제안했으나 가사에 지쳐 잠을 선택했다. 아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우중산행은 신이 나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아무도 없는 숲 속의 산행은 최고의 자유로움이다.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일상은 즐거울 때도 있고 즐겁지 않을 때도 있다. 일상이 매일 즐거운 사람은 둘 중 하나다.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거나 또라이거나.
뜬금없긴 하지만 칸트 강의로 비유하자면 서울대생에게는 서울대 가는 비법이 필요하지 않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나 목적도 그렇지 않나 싶다. 첫째 내가 좋아서 쓰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좋아서 쓴 글을 필요한 사람만 보면 되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읽지 않으면 된다.
풍악(風樂)은 없어도 풍류(風流)는 있어야 한다. 내가 꽂히는 걸 찾아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산에 꽂히는 자, 산에 다니면 되고 바다에 바다에 꽂히는 자, 바다에 가면 되고 먹는 거에 꽂히는 자 먹으면 된다. 열정과 중독 사이에서 잘 조절을 하면서.
조선 후기의 화가 정선(鄭敾)이 그린 산수화. 1984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종이 바탕에 수묵(水墨). 세로 79.2㎝, 가로 138.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선이 76세 때인 1751년(영조 27) 윤 5월 하순, 비 온 뒤의 인왕산 경치를 지금의 효자동 방면에서 보고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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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도 인왕산이 꽤나 멋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