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S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 두 가지 생각이 교차되곤 한다.
'나의 일, 나의 사업을 했어야 했나'
아니야
'지금도 만족해. 성실하게 살았잖아. 괜찮은 거야'
이것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정년퇴임을 하는 것도 의미 있고 값지고, 사업을 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래도 중소기업의 직장인은 아무리 포지티브 하게 회사 생활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최대 약점은 내 운명을 내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퇴사를 하게 되거나 한 순간에 파리 목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는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두었다. 15년간 충성을 다해서 일했던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 때문이었다. 직원의 입장과 회사의 입장은 늘 다르다. 생각도 다르고 관점도 다르다. 가족 유토피아를 실천하고 있을 정도로 가족에 대한 애정, 사랑, 노력, 헌신 무엇 하나도 부족함이 없던 그.
남이 보면 유별나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가족이냐 회사냐를 선택함 있어서 그는 가족을 선택했다. 회사는 가족의 일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을 했고 S는 15년간 충성을 대해서 근무한 회사에서 그 정도 이해도 불가한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것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것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회사는 이 상황을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으로 본 것이다. 회사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십분 이해는 된다. 하지만 S의 생각은 다른 것이다. "장인어른도 가족이고 똑같은 부모다. 보살펴 드려야 한다."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했다.
그는 참 열심히 산 친구다. 열심히 살아내려고 하는 그의 의지와 노력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노력과 삶에 대한 자세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1등을 해서, 뭐를 이루어서가 아니라 노력 자체가 값진 것이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성적 잘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노력은 해 봐야 하지 않겠니?"
잘 된 사람들은 대부분 독기가 있다. 오기(傲氣)와는 다르다. 그를 통해 의지(意志)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자주 회자되는 얘기지만 운도 노력한 사람에게 온다. 그런데 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쌩으로, 노력 하나로 버티는 사람들은 더 대단한 것 같다. 운(運)이 없다고 망하지는 않는다. 더 흥하지 못할 뿐이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발췌(지은이 노우티, 북모먼트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