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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Aug 19. 2021

우리가 강아지를 사지 않고 입양한 이유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나는 2019년 10월 강릉 개농장에서 구조된 시월이를 입양했다.

그리고 6개월 뒤, 2020년 4월 유기견 보호소에서 사랑이를 입양했다.

인정한다. 초보 개엄마, 아빠에게는 섣부른 결정이었음을 인정한다.




내가 개농장에서 구조된 시월이와 길가에 유기된 보호소 출신의 사랑이를 입양한 이유는 어쩌면 그저 좋은 사람, 멋있는 사람이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좋은 일’한다고 말했고 대단하다고 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 이 아이들을 입양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그중 강아지를 가장 좋아했다. 그 강아지가 어떤 견종인지는 상관없었고 어차피 키울 강아지라면 가엽고 불쌍한 아이를 내가 행복하게 해주자 생각했다. 더불어 이효리를 좋아하는 나는 이효리가 유기견을 입양한 것을 보며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를 경험했다. 나는 그래서 유기견을 입양하고자 결심했다.


남편은 보통 사람들처럼 자기 기준의 사랑스럽고 어여쁜 강아지를 고른 것이었다고 한다. 자기는 그냥 시월이가 너무너무 예뻤기에 입양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이 이렇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었다.

뭔가가 달랐다면, 펫샵이 아니라 입양 카페와 보호소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났을 뿐이었다.





당시, 내가 몰랐던 게 있다면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서 데려오든 생명의 무게는 똑같다. 그렇지만 약간의 특별한 상황으로 개농장에서 구조된 추정 6살의 시월이와 가족이 되는 일은 꽤나 다른 아이들보다 어렵고 힘들었다.


우리 시월이는 아가 때부터 우리와 함께 산 사랑이와 다르게 아직도 많이 긴장하고 자주 놀랜다. 아직도 산책 중 큰 소리에는 목줄을 풀고 도망가려고 할 정도로 미친 듯이 발버둥을 친다. 그럴 때는 아직도 눈앞이 아찔하다. 나의 소중한 가족을 혹시라도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당연히, 개농장 구조견이 아니더라도, 유기견 아이들은 어딘가 상처가 있을 수 있는 아이들이다. 그렇다고 펫샵의 아이들이 상처가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펫샵의 아이들은 정말 지독하고 끔찍한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반복적인 출산에 모견의 건강상태는 최악이었을 것이다. 펫샵 분양을 받자마자 아프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여럿 알고 있다.

아마 시골에서 태어나 길을 잃었을 우리 둘째 사랑이보다 더 안 좋은 환경이었으리라..

나는 펫샵 분양을 고려한다면, 검색해서 대한민국의 강아지 공장의 실태를 반드시 알고 가기를..

이것은 인간이 만든 지옥이기 때문에, 절대로 회피하고 방치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한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은 계속되지만 알면서도 펫샵에서 품종의 어린 강아지를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펫샵의 쇼윈도에 사랑스러운 아기 복실이 들을 보면 나 또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와 남편은 누구에게도 함부로 입양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입양은 어려운 일이다. 어떠한 상처가 있을지 모르며,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을 경험한 아이의 상처 치유는 정말 어렵다. 믹스견이 대부분이기에 그 강아지가 얼마나 자랄지, 어떻게 자랄지 예측만 할 뿐이다. 사실 어디서 데려오든 아직 미성숙한 아이의 성장을 예측할 수는 없다. 펫샵에서 어떤 품종이라 데려온 아이가 사실 크고 나면 그 품종이 아닌 믹스인 경우도 허다한 게 현실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할 생명의 무게이기에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찾고 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나는 감히 보호소 입양을 추천하고 싶다.(강요는 안 하지만 추천은 함..)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내 가족, 내 아이가 되면 그 아이의 견종(품종)은 정말 단 먼지만큼도 중요하지가 않다.

내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가 어떤 품종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진짜 엄마 아빠가 있을까? 진짜 마음으로 낳은 부모라면 누구라도 내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저 내 아이이기 때문이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할 것이라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내가 진짜 멋진 사람이 된 적이 있을까? 생각해본다면.

나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개농장 출신 시월이와 보호소 출신 사랑이를 가족으로 맞이한 것이라고.

그게 진정 내가 가장 멋진 사람이 되었던 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 부디,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유기견, 강아지 공장의 상황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지 않기를.

이효리처럼, 윤승아처럼, 나처럼.




시월이가 우리집으로 온 첫 날과 그 다음 날
시월이 요즘 근황
임시보호로 처음 만난 사랑이,
사랑이 요즘 근황


우리 가엽고 슬픈 두 눈동자를 반짝반짝 사랑스러운 눈동자로 만들어보자.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가족을 맞이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혹시, 망설이고 있다면 임시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도와주시는 봉사도 추천을 하지만 임시보호 또한 한 생명을 보호하는 일임을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 임시보호 도중 포기를 하면 갈 곳 없는 아이는 안락사 1순위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또한, 지금 사랑받는 품종 아이들을 비난하고자 쓴 글이 절대로 아님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월랑이의 입양 이야기는 아래 월랑이행복일기 유튜브를 위해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october_n_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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