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훅 들이키니 아빠의 좋은 냄새가 난다. 옅어진 담배 냄새 그리고 새로 빤 이불의 우리 집의 우리 엄마가 만들어 놓은 폭닥한 냄새. 이 세상에서 나와 가장 닮은 사람.
10.4.
깨운한 야근을 하고(모가프텐 사탕_소염진통제다_과 마라탕과 로파이 음악의 도움), 집에 와선 가족의 의무 그리고 집사의 의무를 다하고 나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동물과 놀아주는 한 시간 동안 퇴근한 회사는 잊고 예뻐해 주기, 사랑을 주기에 집중한다. 아빠는 고양이에게 아첨하며 오늘도 츄르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담당의 의무를 다한다. 엄마는 고양이가 안방으로 와 나를 데리고 가는 것에 안 좋은 컨디션에도 깔깔댄다. 동물이 우리 집에 있다는 실감은 크게 나지 않는다. 아직도 요가를 하는 도중 '끝나면 3호선을 타고 공원에 들러 쓰다듬고 가야지'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자는 새벽 시간대에 활력 있게 놀고 낮엔 하루종일 자느라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만 사랑 하나가 실감 가능한 형태로 집 안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10.7.
느끼는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기.
한글날엔 에무시네마에 갈까 싶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점심시간 종이 치자마자 사무실에서 나가 혼자시간을 갖기(물론 진짜로 종을 치진 않는다). 날씨 좋은 날이면 더더욱 좋다. 일이 느긋하지 않더라도 눈치를 보지 말고 내 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