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연결'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길은 통한다, 그리고 연결된다는 것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나는 여행할 때, 루트, 즉 발걸음에 대한 특정한 계획을 세우는 편은 아니다. 꼭 가고 싶었던, 혹은 가봐야 마땅한 곳 등에 대한 장소는 결정짓지만 그 곳을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는 사전에 정해두지 않는다. 그저 나의 발걸음을 따라, 그리고 지나가다 마주친 사람들에게 이 방향이 맞는지 정도만 확인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또한 발걸음에 대한 제약이 없으니 마음 내키는대로 향하기도 한다. 다소 즉흥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 덕분에 발견하게 된 장소들이 많았다. 또한, 이러한 즉흥적인 발걸음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길은 통한다'라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론, 이 믿음이 적용되지 않는 때도 많았다. 가령, 도심에서 그런 때가 많다. 그 원인은 건물들 때문이다. 건물이 세워져 뚫려있던 길이 막혀버리고 만 것이다. 혹은, 자신의 공간이라며 벽을 세운 경우가 그렇다. 길이 통하지 않은 경우는, 개인 혹은 이기적인 마음이 실행에 옮겨졌을 때가 그렇다. 이런 상황에 접할 때면, 막힌 벽처럼 답답한 심경을 느낀다. 물론, 헛걸음했다는 후회와 함께 말이다.

길은 통한다는 믿음을 안고, 그냥 내 마음과 몸이 향하는대로 걸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매력들을 발견하는 재미에 사는 요즘. 다음 발걸음이 옮겨질 장소는 어디일까.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생각들은 내게 설렘을 안겨준다. 길은 통한다는 믿음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물보다 땅, 길, 그 자체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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