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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풀처럼 잘도 자란다.

by 김순만


풀.png

풀은 베어내도 자라난다

잘려나간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가 아닌데도

지지 않는 생존력으로 무성하게도 자란다.


왜 나만 되지 않을까

행운은 나만 비켜가고

불행은

뱀처럼 나를 휘감는다.


나를 지치게 하는 희망,

풀리지 않는 저주같이

떠나지 않는 망상처럼.

풀은 자라난다.


베어내도

무성히 자란다.

불행은 날마다 싹튼다.

선명하게 혹은 흐릿하게

바람결에

흔들리며 잘도 자란다.


-inspiraation


기쁜 일도 나쁜 일처럼 풍성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하리 마치 불행한 일들은

기쁨 일보다 더 잘 피어난다.

통제력을 잃은 망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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