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reaky Doors n Steve Nov 01. 2020

가장 좋은 재테크는

건물주도 아니면서... 확률보다 운을 믿는다

어느 기업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기회. 

일찍 도착한 저는 그 회사 임원의 특강을 청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임원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임원까지 승진하신 분으로 

신입사원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말씀을 재미있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강의 마감 무렵. 임원이 신입사원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 재테크에 관심이 많으시죠? 가장 좋은 재테크 방법 알려드릴까요?"


아니나 다를까 신입사원들은 눈을 빛내며 귀를 쫑긋 세웁니다. 


"주식, 부동산... 모두 좋지만,

가장 좋은 재테크는 지금 하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임원 입장에서는 가장 현명한 접근과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전제 후에 본인의 직장 생활 재무제표를 보여주면서, 주식, 부동산에 투자한 사례와 비교 그래프까지 안내하였는데, 좋은 호응으로 마무리되었던 것 같습니다. 




취업준비생 대상으로 영업사원으로 취업하기 위한 영업 마케팅 강의를 진행하던 2018년 1월 이야기입니다. 

  

12월부터 진행한 과정은 대부분 2월에 취업을 앞둔 대학 졸업반을 대상으로 2월 초까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5명 정도로 구성된 Class는 과정 중에 면접을 보러 가기도 하고 취업이 확정되어 빈자리도 생겨나는 상황이었고, 남녀 비율은 비슷한 10여 명씩이었습니다. 

 

제가 담당한 5일 모듈을 여러 반을 돌면서 강의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이 반은 다른 반과는 달리 교육 중에도 스마트폰을 계속 확인하는 교육생이 남학생 중에서 절반이 넘었습니다.  강사로서 교육생을 집중시키지 못하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남학생들에게 조금 가볍게 다가가려고 접근했습니다. 


"혹시 더 도와드릴 부분이 있을까요?"


조심스럽게 접근한 저에게 한 학생이 상황을 소개해 줍니다. 

Class의 한 친구가 비트코인을 사서 12월에 200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반의 7,8명이 수백만 원씩 투자했는데, 수업시간에도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서, 집중이 어렵다는 안내였습니다.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어쩌다 만난 강사는 회사의 임원같은 임팩트를 줄 수는 없습니다.  괜히 어쭙잖게 충고를 하면 강사 평점만 마이너스가 나는 적지 않은 경험들이 자꾸 떠 올랐습니다. 





10여 년 전쯤, 옆 팀이었지만 같이 이런저런 일을 함께 한 후배가 있습니다. 

이 후배는 그 당시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내서, 조직 내외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던 후배와 외부에서 같이 일정이 끝나는 금요일이었습니다.  차량을 갖고 다니지 않는 저를 근처 전철역까지 태워주던 후배는 금요일 퇴근에 강원랜드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취미생활이라길래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번, 금요일에 강원랜드로 퇴근을 하는 후배를 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다른 관심사를 갖게 해 주고 싶었던 저는 소개팅도 주선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배는 소개팅은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금요일에 갔던 강원랜드에서 일요일에 돌아오던 패턴이 조금씩 늦어지면서 월요일 아침에 강원랜드에서 서울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땐, 저도 30대 후반,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후배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차라리 운동이나 연애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실 것 같습니다.  이미 그런 말은 별로 의미가 없는 상황이란 걸.  후배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화를 내며 반발을 했습니다.  저는 급하게 사과를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주제넘게 충고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금요일, 이날도 강원랜드로 퇴근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그 후배는 보지 못했습니다.  소문만 무성하게 돌다가 퇴사 인사명령을 며칠 뒤에 본 것 같습니다. 




어느 사업자들 모임에서 중소기업 CEO가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목사입니다. 
목숨 걸고 사업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나 자기 사연은 있습니다.  

다만 이런저런 상황들을 많이 접해 보는 것은 생각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 02화 참 용감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