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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ky Doors n Steve Nov 01. 2020

사람 관계도 전략적으로  

건물주는 아니어도... 사람 관계는

사람의 관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돈과 상관있는 관계돈과는 상관없는 관계


돈과 상관없는 관계는 가족이나 (일부) 친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밥을 먹을 때마다 원가나 기대가치를 계산하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이 글에서 다루는 관계는 아니므로 일단 제외하고 돈과 상관있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돈과 상관있는 관계는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나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1,2,3차로 이 관계를 나누어 설명하게 되었습니다.

자연과학에서 1,2,3차원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3차원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1차원은 선을 의미하고, 2차원은 면, 3차원은 입체 즉 공간입니다.


먼저 1차원은 간단히 예를 들면 여러분이 기차이고 하나의 기찻길 끝에 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쪽 끝에서 이쪽으로 기차가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때 착하고 순한 사람은 설마 여기까지 다 들어오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여러분 예상대로 착하고 순하지 않다면 여러분은 선택할 사항이 많지 않습니다.  기찻길을 떠날 수 없는 기차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꿈적도 못하는 상황이 되거나, 여러분이 상대방을 밀어 버리는 양 끝단이 있습니다. 혹은 중간의 어느 지점에 서서 적당히 기찻길을 나눌 수 있습니다.


1,2,3차원을 다른 예로 설명하면 아파트를 이용해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1차원의 관계는 아파트를 구매하는 경우의 상황입니다. 


당신은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고, 

상대는 아파트를 5억에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상대와 친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친해지는 전략이 유용할까요? 


이 전략이 유용한지 판단하기 전에 다음에 또 만날 것인지?를 묻고 싶습니다. 


협상의 전문적 연구기관인 하버드에서 이 1차원적 관계를 배분적 협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배분적 협상은 생활할 집을 구매할 때 집주인과 하는 협상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1회적으로 종료하는 특성이 있어 한 번 계약으로 내용이 확정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당사자끼리 지속적으로 다시 만날 필요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자신의 중요한 정보를 미리 이야기하면 불리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로 인해 다급히 이사를 가야 하는 세입자가 자신의 급한 사정을 이사 갈 집의 주인에게 이야기하면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이사 갈 집의 주인에게 계약을 앞두고 “다음 달까지 꼭 이사 가야 합니다” 등의 표현은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정보를 고객에게 주면 상대방은 어차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를 유도하려는 생각을 갖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고객에 대하여 알고 있는 자세한 정보는 여러분에게 유리한 상황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 등에서 물건을 영업하는 경우, 혹은 대로변에서 지나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관계로 연계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빠른 의사결정을 촉진하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일방이 너무 큰 폭리를 취하게 되면 역시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반드시 윈-윈(Win-Win)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2차원 관계는 면의 관계입니다.  면의 관계를 아파트의 경우로 생각해 보면, 이번에 당신은 아파트에 대한 전월세 계약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상대는 나에게 매매가 아니라 전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집주인입니다. 


아까와는 접근이 다릅니다. 나중에 또 만나야 합니다. 혹시 가격을 깎아 보겠다는 묘책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저 혼자 삽니다. 깨끗하게 쓸게요."

나와 함께 사는 말썽꾸러기 아들의 존재를 숨겨야 합니다.  그리고 나는 예쁜 반려견 초코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하버드는 이를 통합적 협상이라 정의했습니다. 이 경우에 여러분은 기차가 아니라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앞에서 차량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흔히 피한다 라고 답변을 주시는데 ‘피한다'라는 단어를 저는 오른쪽으로 상대는 왼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서로 배려해도 좋은 결과가 아니라 충돌이 벌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은 서로 간에 대화를 통해 언어를 통일하고 신뢰를 쌓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경우는 앞의 주택 구매 거래와는 다르게 또 만나야 한다는 전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주택 전월세 계약을 하면서 주인과의 관계입니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이득을 남겨보려고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통합적 협상을 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오는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많은 것을 우리 쪽에만 유리하도록 결론을 내리게 되면 당장은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갑과 을의 문제도 사실 여기서 시작합니다.  상대방이 나를 1차원적으로 생각하고 밀어붙이면 사실 내가 선택할 부분이 많지 않아 지고 장기적인 관계에서 마이너스가 납니다.

 

끝으로 3차원은 입체, 공간입니다.  최근에 역시 이슈가 되고 있는 협업의 개념입니다.   단순히 운동장을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협업하여 이 땅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서로 간의 공동된 이해관계와 목표를 바탕으로 서로의 전문성을 강화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은 단순한 영업사원이나 고객의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설정하고 강화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매일 접하는 비즈니스 관계는 1,2,3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업사원으로서 고객을 만날 때 상대방과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것인지, 그리고 상대방은 어떤 결과와 관계를 기대하는지 파악하여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사실, 문제는 상대는 나를 몇 차원으로 생각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나는 순진하게 2차나 3차를 생각하고 있는데, 상대는 나를 1차로 보고 있다면, 너무 순진할 뿐 아니라 상처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조직에서 1차원의 관계를 경험하는 사람은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계속 한쪽 끝에 위치해 있거나 조금씩 밀어내거나 그 관계에서 빠져나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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