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결혼=집'의 등식을 깨야 하는 이유

by 봄밤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매'필터로 집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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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0년, 3월. 코로나가 시작되고 그 공포로 주식이 바닥을 쳤을 때, 반토막난 주식을 정리하고 4월부터 네이버 부동산으로 아파트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시작은 막연했으나 '매매'로 필터를 놓고 집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새로운 시장의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매일 아침 매물과 시세를 봤다. 그때까지도 아파트 가격은 아직 괜찮아 보였다. 매일매일은 큰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반년 만에 가격이 이렇게 뛰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시 나는 불과 몇 달 전 전셋집으로 이사를 한 상태였다. 전세는 물론 2년을 다 채워서 살 생각이었다. 그러나 가장 좋았을 선택은 2019년 12월 전세를 알아보는 게 아니라 집을 사는 것이었을 것이다. 나는 왜 전세를 선택했을까.


겨우 살만한 집이 아니라
쉴만한 집에 들어오고 나서야
집을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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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넘은 재개발 지역의 빌라에서 3년을 살았는데, 3년이나 살았던 이유는 그 집에 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또 4년은 살지 않았던 것은 너무나 추워서였다. 그래서 고른 집은 지어진지 4년이 막 지난 신축(급) 빌라였다.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집이 따뜻했다. 삶의 질이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야 집을 사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집값을 보기 시작한 때부터, 이렇게 가다가는 사지 못할 정도로 오르고 있었다.


4억 6천짜리 집은 채 1년이 되기도 전에 7억 4천이 되었다

네이버 부동산과 호갱노노를 보기 시작하던 20년 4월, 내가 보던 매물은 몇 달이 지나도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그때 대단히 큰 착각을 하게 된다. 부동산 매매 시장이라는 것은 이렇구나. 좀처럼 물건이 나가지 않는구나. 운이 좋다면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금액으로 집을 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보던 물건은 신사 현대 1차 아파트. 당시 가격은 무려 4억 6천이었다. 그리고 그 아파트의 지금 시세는 7억 4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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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는 20년 6월을 지나면서 미친 듯이 상승했고 9월에는 5억 9천까지 오르게 된다. 6월부터 임장을 하면서 몇 번의 기회를 만났지만 잡지 못했고, 11월 말이 되어서야 2021년 3월 이사를 목표로 집을 구하게 된다. 전세 계약은 1년이나 남았다. 집을 계약하고, 전셋집을 빼고, 이사를 준비했다.


여기서 내가 놓쳤다고 생각했던 것 3가지.


1.
집을 구매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필요 때문이며
그것은 결혼과 무관해야 한다

이제껏 집을 산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집=결혼'이라는 등식이 머릿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집이란 결혼을 할 때 비로소 파트너와 힘을 합쳐서 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반대로 결혼을 하지 않으면? 평생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살 것인가? 결혼이라는 변수로 주거를 살 수도 있도 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키워진 것 같았다. 이건 내 생각이라고 할 수가 없다.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암묵적으로라도 '언젠가 결혼'이 있었기 때문에 집도 '언젠가'로 밀려났다. 결혼과 상관없이 시드가 모이면, 30대가 가까워지면 바로 사야 한다. 그건 마치 대학을 가려고 목표하거나 취업을 목표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필요한 목표이다.


지금까지도(21년 3월) 보금자리 대출은 연봉 7천만 원 이하(상여금 포함) 순자산가액 3.94억 미만, 85제곱미터 이하, 6억 이하 주택 구매 시 3억까지 대출이 나온다. 물론 6억짜리 집을 구매하려면 내 돈 3억이 있어야 한다. 보통 연봉으로 30대에 3억을 모으는 것은 기적이다. 현실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1억 시드를 모아서 3억 대출을 받아 4억 초반대 물건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만한 좋은 집은 이미 10억 이후로 밀려났다(이런 집은 보지 말자) 그러나 서울, 그리고 수도권에는 여전히 4억 초반대의 물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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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을 30대에 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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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에서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청약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집은 로또가 아니다. 확률에 기대 집을 구하지 말고 지금 구할 수 있는 집을 구해서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에 30대는 가장 좋은 나이이다. 직장 생활을 한다면 더욱더 30대에 사야 한다. 대출을 가장 왕성하게 갚아나갈 수 있는 시점을 일하는 시기와 맞물려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40대가 되어 집을 산다면 더 많은 시드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일하는 시기가 짧아지고 대출을 갚는 시기도 밀려나 더 리스크를 안게 된다.


3. 전세 대출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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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은 시드를 잃지 않고 월세를 내지 않는 굉장한 이점이 있어 보이지만, 내 거의 모든 자산이 묶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전세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낼 돈이 없고 다음 세입자를 구해서 전세금을 반환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전세를 구할 때마다 폭탄 돌려막기가 떠올랐다. 나와 비슷한 돈을 갖고 있고, 비슷한 집을 선호하는 사람을 나 대신 이 집에 불러와야 내 돈을 받는 것이다. 1억까지 전세금을 빌리는 것은 아주 수월하나, 그 수월함이 무엇을 막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집을 사야 한다는 마음을 미루게 한다. 전세도 괜찮다! 그렇다면 집을 갖는 것은 왜 괜찮지 않다는 말인가?



연재 예고

1. 30대 미혼, 내 집 마련이 특별한 일이 아니도록

2. 어떤 지역에 살까? 아파트 임장 하는 방법

4. 최종 선택의 순간

5. 후회와 눈물의 밤

6. 보금자리/신용대출/예적금 대출받기의 모든 것

7. 인테리어는 어떻게 시작할까? 최소한의 셀인 방법/을지로 대탐험

8. 법무사 선정하는 방법과 잔금 치르기

9. 보관이사 방법

10. 이자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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