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현 등단시인 칼럼니스트
Aug 28. 2023
파랗고 부드럽기만 한 하늘이 부서져 내리는 듯한 엄청난 충격의 파도 위에 탑승한 날이었다.
사람들은 무슨 큰일이 생길 것 같으면 어렸을 때에는 요정이 지켜준다거나 좀 커서는 자기를 지켜주는 천사들이 있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위기의 순간들을 모면하게 된 이야기들을 꺼내곤 한다. 그러다가 '어른'이라는 명찰을 달게 된 이후부터는 이와 비슷한 '예지몽'이라는 이름 하에 꿈을 통해 앞으로의 불길한 위기를 예측하곤 한다.
꿈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회자되며 새롭게 인식이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예지몽을 꾸셨다면서 가끔씩 이야기를 꺼내시곤 한다.
이러한 일들은 과학적인 원리원칙들을 떠나서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미래의 불운을 예측하고 조심하면서 조금이라도 기댈 수 있는 '안정감'이라는 마음의 쉼터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나도 전 날에 뭔지 모를 불안감으로 계속 잠을 설쳤고 미루지 말고 할 일은 빨리 하고 싶었던 마음에 부담스럽지만 강행했던 일에 내 잘 못 하나 없이 타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고 높고 커다란 파도를 타고 끝을 모르는 검은 동굴에서 헤매다 결국 환하게 새어 나오는 실빛줄기를 발견하면서 서서히 푸른 하늘의 따뜻하고 안전한 품에 안기게 되었다.
일의 발생과 경과가 어떻게 지나갔던지 내게는 또 다른 시련과 충격과 아픔의 생채기를 내 인생에 하나 또 그으며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10대 20대 30대...... 각 나이가 빠른 기차를 타고 배달되어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것 같다.
그 시간대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은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러나 전체의 나이대를 통합해 봤을 때 추구하는 결론은 모두가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 주기 위한 적절한 돈 등으로 말이다.
휘청거리는 거리를 걸으며 겨우 안정을 찾아가며 회복기에 찾아든 나는 알면 두 번은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삶의 다채로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항상 힘든 일은 홀로 겪는 것 같지만 그 곁에는 항상 누군가의 도움과 기댈 곳 그리고 인간의 향기를 서로 나누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적 융합과 서로의 위로가 요해지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오늘도 나는 큰 고비들을 같이 건너 준 가족들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스럽다.
이 번에는 힘든 언덕의 고비를 한 번 넘었으니 다채로운 비빔밥 같은 인생에 다음번에는 달콤한 꿀 한 스푼을 기대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