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얘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티파니는 어때?”
남자 친구가 무심하게 툭 던진 이름이 예쁜 생김새와도 제법 잘 어울려 여인초를 티파니로 이름 지어주기로 했다. 참고로 2010년대를 풍미했던 그 유명한 걸그룹 멤버를 떠올린 건 아니란다.
나는 왜 뜬금없이 여인초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을까?
생각해 보면 이 여인초는 나의 여덟 살 난 강아지처럼, 앞으로 우리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사계절을 함께 겪으며 살아갈 것이다. 여인초가 중간에 아프기라도 하지 않는 한 우리와 함께 한 해씩 나이 먹어가며 어쩌면 내가 중년, 노년을 맞이할 때까지 함께할지도 모른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사막 같은 우리 집에 들어와 함께 지내게 된 나의 식물 친구. 앞으로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며 살아가게 될까?
3만 5천 원짜리 중고 식물이었던 여인초는 ‘티파니’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티파니는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다.
여인초, 아니 티파니야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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