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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희 Nov 08. 2021

부모로부터 독립

<각자 살아가기>

언젠가부터 아이는 엄마를 찾는 빈도 수가 적어졌다이제는 놀아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거의 드물다.

혼자서 역할놀이가 지겨워질 때쯤이면 한 두번씩 환자 역할을 해주거나, 엄마와 아기를 바꾸는 놀이를 해주기만 하면 거의 찾지 않고 혼자 놀이를 한다.


가끔은 서운하긴 하지만 육아가 점점 편해지는 건 사실이다. 이렇게 나의 아이는 나로부터 독립을 연습하고 있나보다.


나를 생각해보면

과연 나는 독립적으로 살고있는가?라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부모로부터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살고싶지않았다. 개인주의적 생활보다는 전형적인 한국적인 생활이 더 맞는다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을 해서도 부모님과 우리는 우리 완벽하게 선 긋고 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독립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면서도아니길 바라신다. 실제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계의 모호함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다.

모든 것을 다 의지하진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의존을 강요하고 독립을 강요하는 경우가 생기는 바람에 오히려 부모님과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듯하다



내가 자랄 때 유행하던 육아방식은 20살 넘으면 미국인 처럼 알아서 살길 찾아라였는데, 막상 지키는 부모님은 많지않다.

물론 성인이 되서 완벽하게 독립하는 자녀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자녀를 양육하기전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은 다음과 같다.


부모마음 다 똑같다.
너도 나중에 애 낳고 키워보면 안다.


정말로 애 낳고 키워보니 저 말이 마음 깊이 와닿는다. 나는 정말 우리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울 수있을까? 성인이 되서 아르바이트 선정하는데도 사사건건 참견하고 정해줘야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모가 되지는 않을까?


성인이 된 나의 아이에 결정이 적극 지지해주고

성인이 된 나의 아이를 어른으로 인정해주고

아이에서 성인 되는 길을 나도 같이 받아들이는 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문득 내 아이가 20살, 막 성인이 된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그 동안 학생 신분으로 못해봤을 유혹들이 엄청 나다는 것을 깨닫는 건 순식간일 것이다. 그 많은 유혹들을 내 딸아이는 뿌리쳐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나의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행여나 다치지 않을까

행여나 사고 나지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밤을 지새울 모습이 뻔한대,

내색하지 않는 연습이 지금부터 필요할 것 같다.

나도 독립적으로 살기를 바라진않는다.


하지만 성인으로써 살아가기는 바란다.

걸음마 막 시작하는 어린아이가 아닌

성인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의지대로 살아갈 수있는 그런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다만 서포트만 해줄 뿐이다.


부모가 되면 자식걱정하는 건 다 똑같다지만

성장 속도에 맞춰 대하는 태도도 같이 성장한다면

나와 우리아이는 트러블 없이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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