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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희 Oct 24. 2021

이 것이 바로 홈스쿨링?

<목표치 낮추기>

10월 6일 막달인 산모에게 마지막 외출이라 생각하고  친구를 만나 여유롭게 브런치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럽게 아이 유치원 원장님께  오는 전화가 울린다. 나는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전화 일 거란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의 내용은 대 반전!


그 전화는 같은 반 아이 부모님이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현재 그 아이도 코로나 검사 대기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개별 하원 후 검사를 권유하는 내용의 잔화였다.


여유롭게 즐기고 있던 나의 티타임이 한 순간에 무너졌지만 우왕좌왕하진 않았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연일 새로 갱신하는 확진자 숫자가 어마어마 한 터라 나는 침착하게 아이를 검사소로 데리고 갔다.


그리곤 긴 격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위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이사를 앞두고 있고 출산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격리기간 동안 아이와 찐하게 이 시간을 보내고자 긍정적인 마음을 먹었다


집에서 할 수있는 놀이와 장난감등을 미친듯이 사재기 하기 시작 하고, 매일 배송오는 택배 뜯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노는 시간은 짧막 했으며, 나는 지친 체력으로 끝내 놀아주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 했다.


그렇게 매일 붙어있다보니 하루 종일 놀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초등 입학이 몇 개월 남지 않는 시점이기도 하고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기 위해서 아이와 함께 홈스쿨링 스케쥴표를 짜리로 했다.


시작은 창대했다!


아이가 할 수있는 양을 스스로 정한 후,

시간을 지키기 위한 계획표도 작성했다.

이번 격리기간 동안 가장 확실히 해야할 일은

복습이었다.


그 동안 유치원에만 맡긴 채, 내 아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점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언 가를 새로 배운다기보다는 그 동안 배운 것을 복습 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우리 아이가 엄마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할 줄 알았다. 양을 많이 설정해둔 건 아니었지만, 내심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이는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그럴만한 게 유치원에서는 자타공인 모범생이다.

모든 일을 스스로, 심지어 시간표를 보고 그 날 배울 것을 미리 질문하는 정도다.

이 것을 7살짜리 아이를 사춘기 소녀정도로 착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홈스쿨링을 하기 위해서는 절대 무리하지말고 아이가 공부의 흥미를 떨어트릴 만큼의 무언가를 보여주면 절대 안된다는 점을 잊고있었다.


어릴 적 나의 어머니는 유치원 때 말고는 공부하란 말도 학습을 봐준 적이 없었다.

대신 아버지가 봐주셨는데, 난 항상 그 시간이 두려운 숙제 검사 같았다. 그 시간만 되면 바위같은 돌덩이가 가슴에 내려앉은 듯 억지로 해야만했다.


이런 감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천사표 엄마처럼 모든 것을 인내하고 공부를 봐줄 수있을 줄 알았다. 아이는 하기 싫은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속에서 부글부글 끊는다. 한 두번 정도는 참고 넘어갈 수있지만 그 이상은 조절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눈이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가 세운 공부의 양을 나와 함께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양이 버겁다는 생각은 하지 못 한채.


실제로 계획을 세운 첫 주에는 아이 또한 의욕이 넘쳐났다. 하지만 그 의욕은 길지 않았다.

분명 매일같은 양의 공부를 하다보니 힘들었던 것이 분명했다.


지금이 바로 엄마의 욕심을 버릴 때다!


원래 목표치에서 한 장씩 줄이고

내가 옆에 앉아 책을 보거나 어렵게 느끼는 것을 함께 풀어나가는 방법을 택했다. 강압적인 선생님 스타일 보다는 수행평가를 같이하는 팀원의 느낌으로


그렇게 아이와 내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힘들어하는 포인트와 재밌어하는 포인트를

알 수 있었다. 핵심적인 포인트를 알고나니 진도 나가기도 쉽고 스스로 해야할 과목과 같이 해야할 과목을 적절히 섞어가며 진행을 하니 한층 다 수월해진 기분이다.


홈스쿨링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나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지루하거나 공포스럽거나 억지로 하는 것처럼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크게 생각해야 할 점인 것이다.


그렇게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에 재미를 더하니

더 이상 싫다는 표현을 하지않는다.

아이가 싫어한다고 무조건 안 시키거나 억지로 시키는 것 말고 자연스럽게 나와 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아직도 가야할 산은 많지만

너와 내가 함께 한다면 어려울 것도 없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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