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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희 Oct 29. 2021

헤어짐을 대하는 자세

<새로운 환경 적응>

벌써 첫 아이의 나이가 7살이다. 앞으로 몇개월 후면 초등입학이라는 크나큰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이동을 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정해진 이사에 3년동안 다닌 유치원의

친구들과 헤어짐을 설명하는데 꽤나 애를 먹고있다.

지금도 매일매일 친구들과 헤어지는 중이다.


단짝친구와는 일주일  선물 교환식이 펼쳐진다.

아이들 또한 이제는 매일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하다.

나라을 떠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만날 수있고, 여행도 같이다닐 수있는 친분이기 때문에 보고싶으면  곳으로 다시 오면 된다고 쉽게 설명하곤하지만 그래도 매일 못 본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인가보다.


아이들이야말로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 한다고 하지만 내심 걱정이 앞선다.


우리아이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아이다. 더 어릴 때에는 매장만 들어가도 자지러지게 울었다. 조금 커서는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친구들을 한참을 관찰하고 나서 나의 도움으로 친구들과 놀던 아이였기 때문에 잘 적응 할 수있는지 더 걱정이 된다. 심지어 지금 다니는 유치원은 3년동은 같은 친구, 거의 같은 선생님이기 때문에 학년이 바뀌어도 적응하는데 어려움이없었다.


과연 우리아이는 잘 적응 할 수있을까?


동네 엄마를 만나면 항상 주제는 이것이었고, 지금도 가장 큰 걱정 중에 하나가 적응 문제이다.


이렇게 걱정만 앞서던 차에 놀이터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 통성명을 하고 같이놀던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광경이였다.


낯가림 심하던 나의 아이가 어느 덧 커서

처음보는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같이 어울려서

노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아이는  적응하겠는데요!"

어릴 적부터 같이 봐오던 동네엄마는 걱정할 것 없다며 먼저 옮겨본 선배로써 아이들은 잘 적응 한다며 조언을 해주었다.


내 안에 말 못하고 주위만 맴돌던 아이는 사라지고,

어느 덧 용기있게 먼저 다가가는 법을 알고있는 아이가 된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훌쩍 커버린 아이를 보고있으니 대견하고 대단하다.


한 번은 피아노학원을 보내는데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게 아닌가? 같이 다니는 단짝친구를 기다린단다.

그래서 나는 아! 아는 친구가없어서 못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에

"이사가면 단짝친구 없는데 어떻게 해?"

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귀면 되지!"


0.1초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했다.


정말 나는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내 틀에만 가둬서 아이를 생각하는구나!


아이는 헤어질 날이 얼마남지않아 친구와 더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이고, 친구에게 빨리 선물을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 우리 아이는 정말 많이 단단해졌고, 걱정만 할게 아니라 우리아이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날이었다


앞으로의 새로운 생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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