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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희 Oct 24. 2021

둘째의 서러움

<차별없이 대하는 마음>

오랜만에 애청하는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를 시청했다.


그 동안 못챙겨 봐서 밀린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는데 하필 오늘 본 내용은 둘째에 관한 내용이었다.


<둘.째.>

이 단어는 너무나도 슬픈 단어인 듯하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서럽고 애정을 갈구한다는 둘째다.


첫째들은 알지 못한다.

막내인 둘째도 알지 못한다.

꼭 첫째와 셋째 사이에 낀 둘째여야만한다.


차별의 시작은 태어나서부터 존재한다.

첫째는 장녀 혹은 장남이니까

막내는 막내니까

차별의 이유는 정말 간단하지않는가?

그럼 여기서 둘째?

모든 이야기는 부정적으로 흐르게 된다.


식탐이 많아도 둘째라서 그래

질투가 많아도 둘째라서 그래

충동구매가 심해도 둘째라서 그래

눈치가 빨라도 둘째라서 그래

.

.

.

더 나열하고 싶지만 여러분들은 눈치 챘을 것이다.

세상 모든 부정적인 어감은 다 둘째라서 그렇단다.

여기에 성별까지 더해지면 둘째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렇게까지 둘째 이야기의 열을 올리는 까닭은

내가 바로 둘째이기 때문이다. 3명중에 가장 왜소한 둘째였다. 그래서 옷을 물려입는 일도 많았고, 형제들을 깨물어서라도 이기려고 한 적이 많았고, 양보보다는 질투가 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핸드폰이 생긴날에도 내 것은 없었고 옷을 사오셔도 내 옷은 없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자 너는 알아서 잘하니까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나도 어리광 부리고 싶었고

새 핸드폰이 갖고 싶었고

새 옷을 입고 싶었다.


부모님께 인정 받고 싶어서 밥도 잘 먹고 편식조차 하지않았고, 공부도 잘했고, 싸우기도 잘 싸웠다.

하지만 되돌아 오는 말은 '니가 독해서 그래'였다.


난 독하지도 않고 악바리도 아니고,

혼자서 알아서 잘하지않았고

항상 사랑받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않았다.


여기까지 내 입장에서 바라본 둘째의 입장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보게 된 영상에서 나오는 오은영박사님의 말씀에 부모님의 행동이 이해가됬다. 내가 한 노력이 부모님이 보기엔 밉상행동이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정을 원해서 했던 행동들이 그 때마다 밉상으로 보였을만 하다. 다른 형제들은 나같지 않았으니까.


뭔가 씁쓸하면서도 가슴한 켠이 아려왔다.

둘째라서 갖는 자격지심과 서러움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꼭 자녀는 한 명만 낳아 기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니 첫째에게 동성동생을 만들어 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달에 둘째가 찾아왔다.


뱃 속에 있는 아이를 사랑하는 첫째아이.

너무나도 사랑스런 이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고 서로 힘들 때 의지하며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절대적으로 차별은 없어야만 한다.


혹자는 아무리 차별없이 키운다 해도 아이들은 차별을 느낀다고 한다.

그 사소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


주위에 둘 이상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둘째는 무한 사랑이며, 첫째를 향한 사랑은 의무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아직 뱃속에 있는

지금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절대 첫째를 혼내지마라!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는 이미 어른 인 듯 대한다. 둘째를 위해서 첫째의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등 내가 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절대 혼내지 말아야지!

나는 안 그럴꺼야! 이렇게 첫째가 예쁘고 기특한대!

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게 되는데 그럴 때 마다 본인도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는 나와같이 생각 했다고 한다.


앞으로 2주 조금 넘게 남아있는 출산일!

과연 내가 차별없이 둘을 잘 키워 낼 수있을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키워 낼 수있을까?

앞으로 나의 과제이며, 숙명같은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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