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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희 Oct 24. 2021

오늘도 마인드 컨트롤

<경청하는 마음자세>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녘에 눈을 뜬다.


평소에도 잠귀가 밝긴 하지만 잠잘 때만큼은 푹 잤었다. 머리만 닿으면 자는 스타일이랄까?


둘째를 임신 중이라 그런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새벽녘에 눈을 떠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된지

어언 9개월 째.

앞으로 닥칠 나의 육아에 미리 적응 하라는 신호인 듯한 이시간이 점점 좋아지는 참이다.


이 센티한 시간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에 하나는

바로 지난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20대 때의 했던 수 많은 선택들.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져 있을까?라는 감정 소모적인 생각.

혹자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는 조언들을 하지만 그 또한 쉽지않다. 과거의 내가 달리 선택했다면 지금 살아가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을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정신건강 쪽으로는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편이 더 나은 듯하다. 바꾸지 못하는 과거를 계속 생각 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과거로부터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때의 상처가 지금까지 시나브로 영향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나를 바꾸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가지 예로 사춘기 시절부터 나는 하고싶은 말을 속으로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게 되는 버릇을 갖게되었다. 계기는 기억 나진 않지만,

다투는 상황이거나, 상대가 몰아세우는 상황에서

말문이 막히는 걸 보니 비슷한 상황에서 트라우마가 생긴게 아닌가 생각든다. 그래서 그런지 싸우는 상황을 되도록 만들지 말자!가 내 사고의 기본바탕이 된 듯하다. 물론 아예 안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버릇이 결혼 생활에도 적용이 된다.

신혼초에는 분명 하고 싶은 말은 잔뜩쌓여있지만, 상대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지금은 내 입장에서 생각을 차근차근 이야기 하는 연습을 통해 조금씩 나아졌지만 그 때 당시 나의 배우자는 얼마나 답답했을지 겪어 본 사람만이 그 기분을 안다고한다.


내가 왜 이런 성격을 갖게 됬는지에 대해서는 우연히 알게 되었다. 딸 아이를 키우다 보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유를 찾게 된 것이 아닌가.


나는 다정하게 표현을 하지 못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사랑한다는 말하는 것 자체를 금기어처럼 여기며 자랐으니 나 또한 살갑게 표현하는 사람을 보면 꼭 외계인 보는 듯 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많은 아이였는데 그때 마다 부모님은 침묵으로 일관하셨다.


'내가 아무리 질문 해도 대답해 주시지 않는구나'


그때 부터 서서히 나의 말문은 닫히게 되었던 것 같았다.


현재의 내가 딸 아이를 키우면서 그 때의 부모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릴 때 부모님은 침묵으로 일관했다기 보다 육아에 지치셨고, 당시 말이 많던 내가 조금 조용히 했으면 하셨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모습을 하고있으니까 말이다.


딸 아이가 말을 유창하게 잘하고 나서 부터는 조금 조용히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곤 한다.

아침 눈 뜰 때부터 밤 잠에 들면서까지 이야기를 한다. 이럴 때 나는 부모님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지금 내 아이는 나와 똑같은 모습으로 자랄 것이다. 그 것만은 막기 위해 꼭 끝까지 경청할 것이라는 다짐을 한다.


경청


이 단어는 자라나는 아이의 사회생활에도 꼭 필요한 단어이며,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어린아이라고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며, 어른이라고 해서 모든 생각이 다 맞지는 않는다.

나를 믿고 이야기해주는 딸아이에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거야말로 올바른 육아의 첫 시작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은 과거로부터 나를 돌아보며 육아의 방향을 잡기위한 글 입니다. 함께 과거 상처를 치유하며, 육아에 지친 마음을 함께 회복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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