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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Jul 08. 2024

캣초딩이 이런 건가?

그래도 망고가 있어 다행이야...


망고가 아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뜩 망고를 보니 몸이 더 길어졌다.  그리고 무릎 위에 앉았는데 뭔가 내 다리를 덮는 부분이 더 많아진 느낌??


언제 이렇게 컸냐?


중성화 수술 끝나고도 망고의 똥꼬 발랄함은 계속되어 그런가 보다 했다. 개월 수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날이  갈수록  심하다... 이 녀석이 사고 치는 게...^^;;;


캣타워를 너무 높게 만든 줄 알고 걱정했는데 하루.. 이틀... 정도 지났을까... 걱정이 무색하게 망고는 계단이 아닌 일직선 스크래처를 너무나 쉽게 오르락내리락거렸다. 그리고 이 녀석이 엄마 졸리게 하는 게 뭔지 아는 건지 캣타워 맨 꼭대기에서 뛸까 말까~를  대체 몇 번이나 하는 건지!! 난 키도 작아 닿지도 않는 높이에서 망고가 점프하려고 해서 너무 식겁했지만  다행히도 한 칸씩 내려왔다.


주방 보조테이블은 작아서 올라오지 않더니 툭하면 올라가서는 올려져 있는 물건들을 툭툭~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어느 날은 보이지 않아 한참을 찾았는데 주방 쪽 나무  블라인드에서 슬쩍 고개만 내밀고 내 동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망고랑 색이 비슷해서 난 계속 못 찾고 있었는데 뒤늦게 발견한 망고의 모습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컴퓨터 작업할 때면 으레 올라와 신나게  타자 치는 건 항상 하는 일이고 며칠 전엔 중요한 문서 작성 중이었는데 망고가 뭘 눌러댔는지 타자가 처지지 않아 멘붕이 온 적도 있다. 다행히 컴퓨터를 껐다켰더니 타자는 쳐졌다.


예전엔 화장실 앞쪽 바닥에서 기다려주더니 요즘엔 세면대 쪽으로 올라가서 화장실 손잡이에 올라타서 허공에 냥펀치를 날린다. 뭔 소리가 나는가 싶어 쳐다보다가 망고의 냥펀치에 몇 번을 맞았는지 모르겠다. ^^;;;


또 어느 날은 아무리 찾아도 망고가 보이지 않고 망고가 좋아하는 도마뱀을 흔들어대도 망고가 나오지 않아  식겁해서 미친 듯이 찾아 헤매었는데 청소하려고 소파 위로 올려둔 카펫사이에서 잠자고 있던 망고...


저번에 블라인드에 숨어있을 때도 그랬듯 또 당한 듯한 느낌이지만... 망고는 집안에서 알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낚싯대를 흔들며 놀아주다 보면 어느새 망고가 다가와서 낚싯대를 조정하기도 하고 가족이 저녁 먹을 때 캣타워에 잠시 꽂아 두고 도마뱀 갖고 놀으라고 한 건데 오히려 낚싯대를 타고 내려오려는 아찔한 움직임도 보여준다.


뭐냐... 너....ㅎㅎ


그런데 어느 날...

망고의 울음소리가 났다. 집에 있으면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가끔 울기도 했지만 다가오지 않고 우는소리... 이상하다 싶어 가 보니 망고가 좋아하는 낚싯대에 매달린 도마뱀이랑 놀다가 낚싯줄에 발이 감긴 거다!!! 놀잇감 가지고 놀고 난 후 꼭 정리해 두라 했는데 그냥 바닥에 있던 낚싯줄을 가지고 놀다가 망고발에 감겨서 망고가 낑낑ㅜㅜ  너무 당황했지만 망고가  아플까 봐 빠르게  풀어주고 그날부터 거실에 배치되어 있던 놀잇감카트를 방으로 넣어버렸다.   

 

사실 갑자기 예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포기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요즘 망고에게 신경을 많이 못 썼다. 정신없이 바삐 여기저기 다니고 집에 와서도 이것저것 알아보느냐고 예민한 상태라 망고랑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망고가 행동도 더 활발해지고 위험하게 노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버럭 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망고는 내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으면 항상 옆에서 함께 해주었고 내가 버럭 하면 같이 버럭이라도 하듯 냥펀치를 날리긴 했어도 또다시 옆에 와 주었다.


망고에게 위로받는 부분이 너무 많고 항상 그랬듯 망고는 귀엽다...


저렇게 사고 치고 다니면  성질이 날 때도 있지만 가족들이 모두 모이면 어떻게든 껴보려는 망고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울적한 마음에 축 쳐져있으면 어느새 다가와 무심한 척 옆에 누워주기도 한다. 며칠 전엔는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 "으악!!" 소리를  내고 끙끙댔는데 바로 망고가 달려와 내 다리 옆에 자리를 잡고 날 쳐다봤는데 그 모습이 꼭


"괜찮아요?? 이제 괜찮을 거예요..."라고 하는 것 같아서 나 홀로 감동을 받기도 했다.


다들 바빠 망고가 집에 혼자 있을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망고에게 아빠는 또 다른 선물을 준비했다. 두둥~

물론 엄마의 주방이 다시 좁아져서 순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망고에게 주는 선물이라니 참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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