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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모험가 Dec 20. 2018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캠핑  

친구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캠핑  

주로 둘이서 캠핑을 떠나는 편이지만, 때때로 친구들과 함께 떠나기도 한다. 

특히 요즘같은 연말에는 시즌을 핑계삼아 그리운 얼굴들을 찾게 되곤 하는 것- 

캠핑으로 뭉쳐진 캠퍼들답게 송년회도 역시 캠핑. 



와글와글 친구들과의 캠핑은 늘 반갑고, 조금은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언제나 둘만의 몫을 챙기다가 친구들의 몫까지 여유있게 담다보면 늘 과하다 싶을 정도가 되지만, 

몽개몽개 떠오르는 친구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보따리는 점점 두둑해지곤 한다. 



자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투영된 것이리라, 필시. 



최소한의 것들만 챙기곤 하는 둘만의 캠핑에 비해 여럿이 떠나는 캠핑엔 여러가지 도구들이 총출동된다. 

캠핑을 '어른들의 소꿉놀이' 라 부르기도 하듯이, 여럿의 아기자기한 캠핑도구들과 함께 할때면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호기심이 샘솟는다. 



꼬마 화목난로가 뿜어내는 뽀오얀 연기가 마치 뭉게구름마냥 느껴지기도 하고, 



누군가 지나가듯 얘기한, 귤을 구워먹으면 더 맛있어진다는 말에 난로 위에 귤을 노릇노릇 구워보기도 하고. 

-덕분에 귤의 입가는 뒷방 삼촌의 수염마냥 거뭇거뭇해졌지만-


서로의 작은 온기로도 금세 따스해지는 겨울엔, 곁에 있는 이에게 자꾸만 기대고 싶어진다. 
서로에게 기대어 친밀함을 나누며 빼곡하게 들어찼던 난로 앞의 풍경. 

 - 책  <숲의 하루> 중에서  




그렇다고 우리의 연말이 늘 호화로운 건 아니었다. 

백패킹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때는 우리 나름대로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보려했는데, 그것이 제법 귀여운 방법이었다. 

각자 텐트 컬러를 겹치지 않게 가져오자는 것- 

알록달록 다양한 색의 텐트를 치면 제법 화려해보일 것 같았고, 밤에 조명을 밝혀놓으면 마치 크리스마스 조명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던 귀여운 발상. 



피식 웃음이 나오는 아이디어였지만 그렇게나마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싶었던 우리는 각자 다른 컬러의 텐트를 가져왔고, 오토캠핑처럼 화려한 조명이나 푸짐한 음식은 없었지만 우리에겐 그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무드를 내기에 충분했다. 

난로 하나 없이 각자 몫의 핫팩과 방한용품으로 꽁꽁 둘러싸매고 쉘터에 둘러앉아 함께 맞이한 소박했던 백패커들의 크리스마스. 



이 또한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건, 배낭 하나 둘러메고 떠났던 모험의 순간순간을 기꺼이 함께 나눴던 친구들 덕분이리라. 

매번 함께이지 못해도, 자주 볼 수 없어도, 함께 쌓아나간 추억을 야곰야곰 꺼내먹으며 긴긴 겨울밤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 적도 있었지. 
맞아, 그랬지 하며 말이다. 




언젠가부터 더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날이라 생각했지만, '어른들의 소꿉놀이' 를 시작하고부턴 기꺼이 어린아이로 돌아가고픈 날이 돼버린 크리스마스. 


모쪼록, 올해도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이기를 -  



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인 빅초이와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아내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

*빅초이 인스타그램
*블리 인스타그램
*생활모험가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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