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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것, 고난이 주는 것, 나를 지켜 주는 것

by 하짜 Jan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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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영화를 보고 쓴 글도 올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조회수가 잘 나올 때가 있어서 놀랐다. (굉장히 주관적인 생각을 글로 썼기 때문에) 내 일상 얘기보다 독자들 반응이 좋아서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내 일상이 재미가 없거나, 내가 그걸 재밌게 써내지 못했다는 말이 되니까.      

 

브런치 글 이미지 1

 

 하지만 괜찮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항상 느끼고 배우니까. 작년처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면 또 글 쓰는 게 늘겠지. 반복의 힘을 요새는 꽤 느끼는 편이라 더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내 이야기를 재밌게 혹은 사람들에게 몰입감 있게 쓴다는 거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고, 스스로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하는 게 나를 더 성장시켜 주는 게 아닐까.      

 

 내가 글을 마무리 짓고 나면 거의 대부분이 만족감보다는 완성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만 느꼈다. 그러다 우연히 처음 쓴 글부터 지금까지의 글들을 쭈-욱 읽다 보니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조금씩 변화된 게 느껴졌다.(글쓰기 방법론들을 익히고 재밌게 읽었던 에세이를 필사한 것도 도움이 된 것이겠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글을 쓰고 고치고 다시 쓰는 작업과 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한 것도 한몫했기에 다시 수정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꽤 났다. 작년 1월부터 해서 꾸준히 기록했더니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글쓰기와 브런치라는 매개체가 작년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모든 게 잘 안 풀리고 있던 상황에서 브런치 작가 합격 소식이 어둡기만 했던 하루하루를 조금은 밝혀주기도 했으며, 평상시 쓰던 글이 어느 날 조회수가 터져서 마치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또한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질문하게 했다. 글을 통해 나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는 시간이 된 것이다.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나와서 잠깐 다른 길로 새 자면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가거나 알게 되면 인생의 여러 갈래의 문제들 중에 그냥 스르르 풀리는 문제들이 꽤 있다. 나를 예로 들자면 ‘나’라는 사람은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일 혹은 의미와 이유가 있는 일들이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낯을 많이 가리고, 긴장도 많이 하고, 많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사람인 걸 알기에 그것을 고치려고 일부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고, 대화도 하면서 문제들이 많이 해소된 경우도 있다. 앞으로도 글을 통해 나에 대해 더 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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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직장상사(실장님)와 얘기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 ‘상황’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본질, 핵심인 얘기를 주로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겉모습은 다 달라도 안을 열어보면 다 똑같다. 포장만 다른 똑같은 선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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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할머니맥주 살얼음 맥주와 라볶이가 기가 막혔다!

 생각과 태도를 어떻게 하느냐는 이미 답이 나와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누구나 다 알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이것을 아예 인지를 못 할 수도 있고 알아도 고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인생의 어려움들이 닥쳐야 이것저것 찾아보고 듣고 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어쩌면 고난과 역경이 내 못나고 더럽지만 단단한 생각의 아집, 틀을 깨부숴주는 유일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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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있을 때 실장님이 카톡으로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곡을 링크로 보내주었다. 가사가 꼭 내 마음과 생각을 알고 만든 것 같았다. 듣자마자 내 플레이 리스트에 넣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나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 모습 나조차 불안해 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 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 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것보다 혼자를 택한 거지

고독이 꼭 나쁜 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은

소중한 걸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 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 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돼줄 거야

힘겨웠던 방황을     

 

 ‘나’라는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꿈인 사람이다. 그리고 그게 나를 살게 했고 움직이게 했다, 나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올 수 있게 했다. 어두운 지하에 떨어져 있던 나를 ‘비상’하게 했다. 가삿말 끝자락처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를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 2025년에도 이 세상을 견뎌낼 그 힘이 돼줄 것이라 믿자. 힘겨웠던 방황을 이겨내게 해 준 내 꿈이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를 지켜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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