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음모로 가득했던 초등학교 6학년 생활 (6)

by 하짜



정말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학교폭력물 영화를 우리가 찍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충격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노석대는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는 우리 주위를 빙빙 돌면서 누굴 먼저 때릴지 입 밖으로 떠들어댔다. 모두들 ‘나만 아니기를 제발..!’ 하고 빌었을 것이다.

“끝에 니! 니부터 차례대로 맞자. 야잇 개새끼야!”

“아악! 석대야 함만 봐도. 아악.. 흐으응.”

석대에게 맞고 있는 녀석을 우리는 가만히 놔둘 수밖에 없었다. 뭐랄까...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개를 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도살견들의 심정이랄까?


울며 불며 용서를 빌어도 그럴 기미가 석대에겐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최대한 늦게 맞는 게 덜 아프겠구나 하며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석대는 아차 싶었는지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 새끼들 다 패려면 힘 조절 잘해야겠네. 그다음은 ○○! 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우리들이 엎드려 있는 순서로 갈 줄 알았더니 그렇게 가지 않고 자기가 화가 많이 난 순서로 때린다는 것이었다.

“석대야! 석대야 함만 봐도. 용서해도. 제발..! 잘못했다. 어?”

“원망은 니들 꼬드긴 저 새끼한테 해라. 응?”

석대는 두 번째 녀석을 때려눕히고는 매섭도록 발길질을 해댔다. 우리는 다 같이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석대는 ‘아가리 닥쳐라!’, ‘절대 그럴 일 없으니까 빌지 마라.’, ‘빌면 더 때린다.’ 등으로 우리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렇게 다 죽는구나 생각할 때 우리 반 ‘거인’이 등장했다.

“어이, 석대야! 이제 그만해라.”

거인은 우리 반에서 제일 덩치 크고 힘이 세서 우리끼리 몰래 붙인 별명이었다. 거인도 석대를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같은 씨름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울려 다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거인이 어떻게 알고 여길 왔을까? 나중에 알고 보니 리더 녀석이 석대가 교실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거인에게 사정사정해서 부탁을 한 것이었다.

석대는 제 아무리 야생동물 같은 움직임과 힘을 다해도 거인의 무력 앞에는 소용없었다. 몸을 더 쓸 수 없게 되자 석대는 고함과 괴성을 마구마구 질러대기 시작했다.


우리는 무서워서 다시 한번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거인도 우리를 언급하며 석대를 말렸다. 석대는 힘이 풀려서 꼼짝 못 하자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한 마디 했다.

“두 팔, 두 다리 풀리면 그때 보자. 이 씨바 새끼들!”



https://youtu.be/_XfBICzwAMM?si=c-do0iHlYkmDey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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