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상희 Oct 10. 2023

과자 사러 가자

기분이 나아졌어요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을 하니 허리가 뻑적지근한 것이 관절이 모두 쑤셨다. 밖에서 뛰어다니는 것보다 더 지친 나는 저녁을 먹고 나서 남편에게 산책을 하자고 했다. 좀 걷고 싶다고.


대부분은 혼자 다녀오라고 하는 남편이 같이 가겠다고 나서며 어느 쪽 길로 갈 거냐고 물었다. 그렇게 묻는다는 것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이야기다. 당신이 가고 싶은 길로 가자고 했더니 마트 쪽 길을 선택한다. 과자 사줄까? 했더니 기쁘게 마트가방을 집어 든다.  이제 좀 기분이 풀렸나 보다.


다정하게 길을 걸으며 내가 말했다. 

나는 고무장갑이 필요해. 혹시 내가 잊고 안사면 말해줘.


남편이 대답했다.

이모장갑은 안 필요해?


뻘하게 웃고 말았다. 

이까짓 것 가지고 웃다니, 자존심 상해! 


실컷 웃고 나서 자존심 상해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웃었다. 

둘, 과자를 사러 가는, 50대 부부, 짱구, 꿀꽈배기, 기타 등등이 가득 든, 빨간 가방을 멘


우리 모습이었다. 



이전 10화 임산부를 서운하게 하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