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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곡차곡 Oct 12. 2021

시간 관리의 정착지, 노션 저널

불렛 저널(Bullet Journal)이 노션(Notion)을 만났을 때

도대체 불렛 저널이 뭐지?


평소에 시간관리 메모 정리에 관심이 많던 제가, 어짜다가 마주친 불렛 저널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머릿속에 규정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으로 불렛 저널을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불렛 저널이 검색 되었는데, 불렛 저널은 기본 틀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필요한 모듈만 취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정리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었죠.


인터넷을 떠돌다가 결국 꽤 두꺼웠던 책 <Bullet Journal>을 완독했고,

읽자마자 느낀 점은


이 사람은 내 머리속에 들어갔다 나온게 분명해


제가 노션으로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를 관리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방식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제가 발행했던 전자책의 부제와, 이 책 본문에 실제 나온 이 문구가 동일하더라구요..) 시간 관리라는게 결국엔 겹치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여기서 두번째 느낀 점은


아 이거 Notion으로 쓰면 더 편하게 쓸 수 있을 텐데


실제로 노션으로 Bullet Journal을 쓰는 사례는 검색해봐도 꽤 있었는데요. (국내 보다는 해외 사례가 조금 더 많이)


우선은 Bullet Journal이라는 개념을 잡아보면, (정의적 개념보다는, 불렛 저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면서 출발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Bullet Journal의 구성

색인(Index) 불렛 저널에 페이지를 만들면, 색인 페이지에 그 주제와 페이지를 기재해 두게 된다. 나중에 주제와 위치를 알려주는 목차 역할을 한다.

데일리 로그(Daily Log) 하루에 일어나는 일, 생각, 이벤트 모두 이 페이지에 정리한다.

먼슬리 로그(Monthly Log) 이 달에 해야 할 일과 이벤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드는 페이지이다. 먼슬리 로그를 작성하려면 데일리 로그와는 다르게 차분히 앉아서 작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퓨처 로그(Future Log) 데일리, 먼슬리 로그에 해당되지 않는, 이 시점 이후에 발생하는 미래를 계획하는 일과 이벤트를 기록하는 페이지이다.

컬렉션(Collection) 데일리 로그, 먼슬리 로그, 퓨처 로그 모두 컬렉션이며, 일정 관련 내용 외에 컬렉션을 만들어 그 어떤 내용이든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주 가는 식당 리스트, 감사 일기, 여행 기록 등.


Bullet Journal에 등장하는 개념

불렛(Bullet) 불렛 저널의 핵심 개념. 모든 문장을 기호 형태로 정리해서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작성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할일 불렛(·), 이벤트 불렛(O), 메모 불렛(-)이 있고 각 불렛은 (기호)와 맞춤형으로 짝을 이뤄 내용을 구분한다.

기호(Signifiers) 각 불렛 앞에 덧붙이는 기호. 예를 들면 (·) (O) (-) 같은 것들. 나만의 기호를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이동(Move) 매달 혹은 매년, 불렛 저널에서 의미 없는 내용을 걸러내거나 다른 컬렉션으로 이동하는 행위이다.


위와 같이 불렛 저널이 무엇인가 이해를 돕기 위해 그 특징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두긴 했지만 사실 '불렛 저널'과 제가 관리하고 있는 노션 저널(Notion Journal)은 사실 꽤 차이점이 있어요. (차이점은 다음 화에서 소개) 하지만 그 가치와 사명은 동일해요.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두 가지 자원을 의미있게 쓰도록 도와주는 것: 시간 그리고 에너지




그렇다면 왜? Bullet Journal을 노션으로 기록하면 좋을까요


수첩 대신 휴대폰

단연 첫번째 장점은 휴대성. 노션을 하루에 20번도 넘게 들어가서 확인하고 쓰고 관리하는데, 이게 수첩이었다면 3년 동안 쓰고 있진 않았을 거에요. 아날로그 메모 방식이 주는 특징도 분명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수첩을 들고다니며 필요할 때 꺼내서 쓰는 방식이 어려웠어요.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아무리 '색인' 페이지가 있다고 해도, 제목 혹은 소제목만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찾고나 하는 내용까지 찾는데는 시간이 걸리죠. (시간이 걸려서 '찾으면' 다행.) 저에게 메모의 목적은 해리포터의 덤블도어가 가지고 있는 펜시브(Pensieve)와 같은 역할을 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어디에 적어놨는지 조차도 이 노션 저널에 두고 다닌다고 볼 수 있어요. 덜어놓고 싶은 모든 내용을 옮겨놨기 때문에 검색 기능은 필수죠.


유기적인 연결

불렛 저널에서는 데일리, 먼슬리, 퓨처 로그를 따로 관리하는 형태인데 노션에서도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할 수는 있어요. 다만 따로 관리 하더라도 '링크된 데이터 베이스 생성' 이나 '페이지에 대한 링크' 기능을 통해 한 개의 페이지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데일리, 위클리, 먼슬리 페이지를 각각 따로 만들었더라도 이 모든 정보가 모이는 일정 관리 페이지를 만들어서 한 눈에 보고 한번에 관리할 수 있어요.


디자인에 한계가 있다(?)

디자인에 한계가 있다는 건 단점이 아닌가? 저에게는 단점이 아닌 장점이기도 하고 또 디자인을 못하거나 디자인을 예쁘게 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는 분들에겐 단연코 장점일 것 같아요. 종이와 펜이 있다면 정말 어떠한 디자인이라도 가능. #BulletJournal 검색해 보면 정말로 무수한 디자인의 불렛 저널이 검색되는데, 이런 디자인을 보고 '나는 이렇게 예쁘게 못꾸며서 안되겠다' 라고 지레 겁먹고 안쓰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노션의 경우에도 정말 멋있게 디자인해서 사용하는 분들도 있지요.) 그리고 화려하고 멋있게 꾸미는 것도 물론 가능하죠. 하지만 노션은 디자인을 구현하는데 종이보다 한계가 많은 것은 확실하고, 이런 핑계로 저는 진입 장벽이 낮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창의적인 정보 정리

디자인에 한계가 있다면서 이건 또 무슨 말? 예쁘게 꾸미는 decoration 의 측면에서가 아닌, '데이타베이스'라는 시스템을 통해 그 정보에 맞는 형태를 취할 수 있어요. 노션의 데이터베이서는 표/보드/갤러리/리스트/캘린더/타임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99%의 정보는 이 데이터베이스로 멋지게 구현이 가능해요. (1%를 겪은 적은 없지만 '그림'을 그릴 순 없으니 1%는 빼는 걸로) 이 정보를 어떤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볼까 고민하는 재미도 나름 있고, 내 정보를 이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구현해 줬을 때 딱 맞는 쾌감도 나름 있어요.


강력한 무기 '태그'

노션을 불렛 저널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은 단연코 '태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불렛 저널에서 기호는 필수적인 존재이죠. 글머리 기호 목록으로 내용을 작성하면서 그 글머리 기호에 해당하는 불렛에 어떤 기호를 쓰느냐에 따라 그 정보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정리할 수 있는데, 노션의 경우에도 '태그'라는 기능을 통해 이 내용의 성격, 특징,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고 정리해 나갈 수 있어요.

제 경우 데일리 로그에서 기호 대신 태그를 쓰고 있고 그 태그를 통해 이 task가 급한 건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 빠르게 처리만 하면 되는 일인지 파악하고 있어요.

태그를 강력한 무기라고 칭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노션 페이지에 각각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해당 태그로 모이게 하는 기능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출간' 이라는 태그를 생성하고 관련 내용을 이후에 추가할 때마다 '출간' 태그를 넣고 기록해 두면, 흩어져 있던 '출간' 관련 내용들을 모두 한 페이지에 차곡차곡 모아둘 수 있어요.


필요하다면 같이 쓸 수 있다

아날로그 불렛 저널 또한 같이 쓸 수 있지만, 노션은 멤버를 초대하면서 동시에 그 페이지 공유가 가능해요. 남편이랑 공유가 필요한 페이지가 있어서 게스트로 초대해서 같이 써나가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여행 계획이라든지.. (나만 여행 계획 짤 수 없다는 의지) 가족 이벤트 달력, 그리고 남편이 챙겨야 할 일들이 있으면 적어두는 페이지도 있고(까먹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게스트 초대 시에는 편집이 가능하게 할 수도, 읽는 것만 가능하게 할 수도 있어요. 페이지를 공유해서 같이 관리할 수 있는 점 또한 불렛 저널을 노션으로 쓰면 좋은 큰 강점인 것 같아요. 물론 내가 원하는 페이지만 공유하면 끝! (관련글: http://brunch.co.kr/@felix0ster/8 )



노션을 쓰면서, 정신없던 아줌마에서 그래도 선생님이 알림장에 적어주신 일은 꽤 빼먹지 않고 챙겨주는 엄마가 되었는데요. 3년을 쓰면서 정착한 시스템이었는데 불렛 저널을 알게 되면서 노션이라는 도구로 쓰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어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것만큼 쓸모없는 일은 없다고 하는데, 노션 저널을 통해서 시간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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