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 친구의 친구?
남편의 친구의 아내분의 어머님,아버님께서 콜라비 농사를 하시는데, 그곳 콜라비가 어찌나 맛있는지 우연히 다이어트를 한다는 친구에게 한번 소개해 줬었다. 한번의 소개일 뿐이었는데 글쎄 그 친구가 나몰래 매년 그 콜라비를 주문해 먹고 있었다. 게다가 그 친구의 어머니께서도 지인의 지인에게 소개시켜 제주에서 그 먼 철원까지 매해 콜라비가 나오는 때만 목빠지게 기다렸다 주문해 드신다는거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콜라비가 수분기도 많고 몸에 좋다길래 부모님에게도 한번 주문해서 보내드렸는데, 아빠가 한박스 더! 한박스 더! 하더니 결국 콜라비 철이 끝날때까지 무려 세박스나 드셨다. 우리는 철원에서 나는 파프리카, 와사비, 토마토를 사다먹고 철원에서는 콜라비, 무, 귤을 사다먹으니 작물 품앗이가 따로 없다.
물론 제주의 콜라비가 맛있다기보다는 그 언니네 어머님, 아버님께서 농사를 잘 지으신 덕이다. 그런데 의외로 제주에서 나는 무, 콜라비, 비트 무의 친구급 작물들이 맛이 좋다. 콜라비 말고도 제주의 무도 서리가 내릴 때쯔음 나오는 무를 사다먹으면 달고 아삭한게 맛이 좋다.
나는 무김치를 좋아한다. 배추보다는 무김치파라서 깍두기, 나박김치, 무로 담근 김치만 게눈감추듯이 먹어댔다. 배추는 배춧잎만 골라먹는다고 혼나곤 해서 그렇게 혼구녕 나면서 먹느니 아삭아삭 무김치를 먹는게 속편하기도 했다. 한번은 콜라비 농사집 딸인 그 언니네이자 남편의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콜라비 김치를 꺼내주셨은데 내 마음속 1순위가 깍두기에서 콜라비 김치로 바뀔 정도로 맛있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나박김치인데 나박나박썬 콜라비가 들어간 콜라비 김치가 나박썬 무보다 훨씬 달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좋더라. 무는 약간 쌉싸름한 맛이 있어서 생으로 먹기 힘든데 콜라비는 달큰한 맛이 있어서 생으로 먹기도 좋아 샐러드에 넣어먹기도 김치로 먹기도 무쳐먹기도 맛이 좋으니 훨씬 더 손이 갈 수 밖에!
내년에도 언니네 콜라비는 적어도 철원 촌동네에서 만큼은 대흥행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