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동안 강아지 따라 저도 성장했어요.

by 도시락 한방현숙
1,000일 동안

1,000일 동안 강아지 ‘잡채’만 자란 것이 아니다. 나도 같이 성장하여 꽤 괜찮은 생각(최소한 ‘생명 존중 사상’ 방면으로는)을 하는 인간으로 자라났다. 2018년 7월 강아지 ‘잡채’를 입양하기 전과 후로 나를 나눈다면 나의 성숙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나의 필요, 나의 안정, 나의 힐링을 위해 강아지를 입양하고, 나에게 어떤 이로움을 주기에 강아지를 사랑하는지 늘 확인하고픈 나였다면, 이제는 그런 이익이나 도움보다도 우선 강아지 ‘잡채’의 행복한 견생이 중요한 사람이 된 것이다. 나의 행복이 먼저인 것이 아니라 한 생명의 소중한 삶과 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면 나의 변화를 너무 거창하게 표현한 것일까?

TV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진행하는 유명 연예인의 입양에 관한 생각이 나의 가슴을 울린 적이 있는데 정인이 사건으로 한창 우리 마음이 아팠을 때다. 우리에게 필요한 아이를 입양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입양해야 한다는 그 진행자의 말! 그렇다. 그래야 나의 힘듦과 수고로움을 뒷전으로 하고 아이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 아이가 말썽을 부리거나, 건강이 안 좋거나, 내 말을 안 듣더라도 감내할 수 있는 것은 그 아이의 울타리가 되기 위해 입양을 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깊은 깨달음에 탄성을 지른 후 마찬가지로 내가 강아지 ‘잡채’를 키워야 하는 이유와 자세를 새롭게 정리했다. 입양의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우리가 끝까지 사랑으로 책임져야 하는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이다.

아무리 봐도 잘생겼단 말이야. ㅎㅎ
강아지 따라 함께 성장

2018년 7월, 반려동물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그저 우리의 바람만으로 강아지 ‘잡채’를 입양했으니, 어찌 보면 무지가 빚어낸 용기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현재,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행동들이 얼마나 성숙해가고 있는지 각종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sns를 살짝 들여만 봐도 알 수 있다. 펫 샵을 이용해 강아지를 ‘입양’이 아닌 ‘사는’ 행동으로 맞이한 유명인이 한순간 구설에 올라 곤욕을 치르는 것만 봐도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성장하고 민감해졌는지 드러난다.

3년 전, ‘시고르자브종’인 강아지 ‘잡채’를 살짝 부끄러워한 태도를 반성한다. 강아지의 품종을 묻는 이 앞에서 선뜻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을, 몰티즈-비숑-포베 라니안-푸들 등등처럼 알만한 품종이 아닌 믹스견인 강아지 ‘잡채’를 시골 개라며 함부로 웃은 것을 반성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며 그깟 품종에 밀려 잠깐이라도 비싼 강아지만 떠올린 것을 반성한다.

벚꽃이 내린다~~꽃채!
‘시고르자브종’이라는 기막힌 표현을 누가 만들었을까? 시골 개, 똥개, 잡종, 누렁이라고 싸잡아 낮추는 일을 경계하기 위함이리라. 내가 키우는 강아지라면 무조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명품 개임이 틀림없다. 유기견이든, 노견이든, 아픈 개이든 강아지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생명임이 분명하다.

우리 강아지 ‘잡채’는 우아한 ‘ 시고르자브종’으로 명품 강아지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유기견이나 믹스견을 입양하는 일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개념 있는 멋진 행동으로 손색없는 모습이 되었으니 나도 견주로서 덩달아 당당해지고 있다.

강아지 ‘잡채’와의 오랜 행복한 시간을 꿈꾼다. 우리 가족에게 온 선물, 강아지 ‘잡채’의 건강을 기원하며 앞으로도 많이 웃기를 소망한다. ‘잡채’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귀요미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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