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으로 삼시세끼 지지고 볶느라(별 반찬이 없는데도) 분주하다. 폭염 속 더위에 남이 차려준 밥상에도 입맛을 잃을 판인데, 내가 직접 차려 나도 먹고, 가족도 먹이려니 매끼마다 힘이 달린다. 냉장고를 열어 먹을 반찬이 없다는 아이들은 바로 배달음식을 시켜야만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은 듯 회심의 미소를 나누고, 나도 모르는 척 배달음식으로 해결할 때가 여러 번이나, 그마저 쉽지 않다. (엄청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맵고 짠 음식, 과식, 외식비 등 – 어려운 이유는 부지기수다.)
만들기도 번거롭고, 잔반 처리도 어려운 나물류 장만은 동네 반찬가게에 맡기기로 했다. 참나물, 취나물, 고사리, 미역줄기, 가지, 표고버섯, 고구마 줄기 등 볶아 무치고 참기름으로 버무린 맛깔난 나물반찬이 4팩에 만원이면 충분하다.
우리 동네 반찬가게 나물 반찬들
일주일은 식탁이 이 반찬으로 풍성할 것 같은데, 아이들 입맛은 절대 아닌가 보다. 고기나 인스턴트 맛이 나는 반찬이 있어야 아이들 입은 신난다. 눈을 돌려 가공식품 반찬(진미채, 마카로니 샐러드 등)을 간간히 사기도 하지만 재료값이 생각날 정도로 비싸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반찬가게 반찬이 질리기 시작할때는 손수 만들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갑자기 의욕이 불타 만든 여러 가지 밑반찬을 정리해 본다.
오징어(진미)채 볶음
♡ 오징어채(200g)에 가미된 가공물을 없애기 위해 흐르는 물에 잠깐 적셔 씻어 놓는다. ♡ 물을 마저 뺀 후 맛술(2)과 마요네즈(2)로 밑간해 놓는다. ♡ 양념= 고추장(3)+고춧가루(1)+청주(2)+올리고당(2)+마늘(1)+간장(1/2)+설탕(1/2)+생강(조금)+물(1/4컵) ♡ 양념을 팬에 넣고 끓인 후 아까 밑간 한 오징어채를 넣어 재빠르게 섞는다. ♡ 통깨와 참기름을 조금 뿌려 완성한다. ♡ 청양고추를 쫑쫑 썰어 넣어도 좋다.
팬에서의 색깔이 좀 무른 듯했는데, 조리고 나니 먹음직스럽게 바뀌었다.
자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반찬 중 하나인데, 아이들은 언제나 좋아한다.
쥐포 채 볶음
♡ 길이가 긴 쥐포 채를 먹기 좋게 자른다. ♡ 자른 쥐포 채(150g)를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볶아 준다. ♡ 쥐포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도록 조심(순간 탄다.) 히 볶는다. ♡ 양념= 맛술(1)+설탕(1)+올리고당(1)+간장(1/2) ♡ 양념이 끓으면 쥐포 채를 넣어 섞어 준 후 마요네즈와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 실온에 보관하면 좀 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깜박하는 사이 조금 태웠다. 남편은 쥐포라면 무조건 환영한다.
호박 반찬
호박도 여름에 자주 먹는 밑반찬 재료 중 하나다. 호박전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엄마가 즐겨 드시던 호박 젓국은 뭉클하기까지 하다. 양파와 호박, 새우젓과 마늘만 들어간 초 간단 반찬이지만 그리움(엄마~, 엄마~)은 가득 차오른다. 더운 여름, 부족한 염기를 채우고 목으로 뜨거운 젓국을 넘긴다. 엄마 흉내 내며 먹어본 음식이 어느새 즐기는 음식이 되었다.
담백한 호박젓국과 별 거 없는 호박전
심심하게 양념한 깻잎김치도 맛나다.
멸치볶음, 어묵조림, 달걀말이
달걀말이야 국민 반찬이지만, 집집마다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 늘 새롭다. 오늘은 명란을 넣어 고급지게 만들어 볼까나? 각종 재료를 넣어 휘리릭 섞은 후 팬에서 어떻게 지져내는가, 가 관건이지만 천천히 기다리며 집중하니 두툼한 달걀말이가 완성되었다. 한 김 식힌 후, 접시에 담아내니 그럴듯하다. 오도독 터지는 명란과 구수한 달걀이 참 잘 어울린다.
달걀 6개와 명란에 파 송송!
간장을 넣지 않은 멸치볶음과 막내가 좋아하는 간장어묵조림!
요즘, 밑반찬 만들기
이렇게 손수 밑반찬을 만들다가도 반찬가게를 즐겨 찾거나 배달음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내 마음대로, 내키는 대로 요리할수 있어서 편하다. 누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이 요리였다면 금세 지치고 싫증 냈을 것이다. 게다가 요리하기 편리한 세상에 있다 보니 레시피 검색만 잘하면, 알려주는 대로 비율만 맞추면 대부분 평균 이상의 맛(인공조미료 없이)을 낼 수 있어 웬만하면 실패하기 어렵다. 내 나이 또래 대부분의 주부들이, 9단의 실력으로 눈 깜짝할 새 만들어내는 평범한 반찬이지만, 브런치에 소개하는 글을 쓰며 보잘것없는 요리 실력에 또 다른 재미를추가해 본다. 기억력이 쇠해, 매번 하는 음식도 핸드폰을 켜 놓고 하기가 일쑤라 이렇게 다른 저장 공간을 확보하며 입맛과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즐거움은 덤이다.
엄마, 이 맛있는 냄새는?
방에서 주방으로 나오며 말하는 아이들의 이 한 마디에 기분 좋아져 요리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 된다. 마카로니 샐러드가 먹고 싶다는 첫째 말을 생각하며 재료와 레시피를 검색한다.지난번에 남은 마카로니도 있겠다, 내일은 오래간만에 마카로니 샐러드를 만들어야겠다.이런 그림을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