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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현주 Sep 16. 2023

07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7.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분명 소멸한다. 태어남과 죽음은 결국 동일한 선상에 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죽음을 영원히 피해갈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죽음을 잊고 살아간다. 죽음을 생각하면 모든 게 덧없이 느껴지니까 살아내기 위해서다.      

 노년층에 접어들면 떠올리기 싫겠지만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인생 마무리를 잘 해야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겠는가? 시작보다 끝맺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살아오면서 누구나 터득하는 진리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해야만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에게 회한이 남지 않는다. 


 유형의 재산은 눈에 보이는 것이니 비교적 정리하기가 쉽다. 그런데도 사후 재산 문제로 자손 간의 갈등이나 분쟁이 일어나 법적 소송까지 가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자손들이 꼴불견이 되고 주위에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재산 문제를 미리 분명하게 해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은 단시간에 해결하기가 수월치 않다. 시간의 여유를 두고 천천히 생각해 떠오르는 것들을 하나씩 메모해두면 편리하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해보고 싶었지만 여태 하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나씩 해보는 것도 좋겠다.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잘못된 걸 알아차릴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고쳐 재빨리 바로 잡아놓자.      


 사느라고 바빠 가족 간이라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이 자식들은 장성해 독립해 나가고, 나이 든 부부는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대화를 자주 나누지 않고 지낸다. 그러다 어느 한쪽이 먼저 떠나고 나서야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함께했던 시절을 회상한다. 막상 떠올리다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오랜 세월 한 가족으로 살아왔는데, 혈연으로 맺었는데…. 얼마나 아쉽고 미안한 생각이 들겠는가? 그럴 때 자서전을 남겼다면 남은 가족에게 새삼 내가 누군가, 말하면서  나와 새롭게 교류할 기회를 얻게 해준다. 남겨놓은 자서전이 그 무엇보다 가족에게 반갑고 소중한 자료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니 자서전은 나를 위해서는 물론 남은 가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서전을 통해 내가 새롭게 태어나, 남은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마련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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