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사이의 커다란 공터는 손님이 많을 때를 위한 주차장으로도 사용되었지만, 우리에겐 놀이터였다. 처음 롤러스케이트를 탔을 때에도, 그 뒤에 롤러 브레이드를 탈 때에도 이 곳에서 잔뜩 연습을 했다. 공터, 내리막길, 내리막길 중간에 위치한 봉긋 솟은 작은 턱조차 나에겐 놀잇감이었다.
내리막길이 무서워 찔끔찔끔 내려 타다가, 어느 날부터 작은 턱을 이용해서 속도를 내 내려가던 기억이 있다. 능숙하게 턱을 발돋움하여 스케이트를 타는 내 모습이란!
나는 너무 멋져-하는 의기양양한 표정과 기분을 기억한다. 나는 그렇게 성장해갔다.
보조바퀴를 달고 자전거를 연습하던 때부터, 두 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탈 때까지. 롤러스케이트부터 롤러 브레이드, 인라인을 거쳐 s 보드를 탈 때에도 그 공터는 나에게 일관된 연습장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종종 그곳에서 편을 먹고 배드민턴도 치고, 줄넘기도 하였다. 남동생이 많이 어렸기 때문에 3명이서 돌아가며 짝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집을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서로의 앞마당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비단 아이들끼리만의 유대감은 아니었다. 시누이와 며느리라는 관계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 엄마와 고모는 친구처럼 지냈는데, 이는 고모가 얼마나 사려 깊은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사실 반대의 입장이었다면 우리 엄마는 그 성격상 올케를 좀 더 괴롭혔을지도 모르거든. :p
어쨌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두 집을 품고 있는 모든 공기 속으로 울려 퍼져, 두 집의 여인들이 이층 집 앞마당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이층 집과 다락방 집의 엄마들, 그리고 그의 아이들까지 총 5명이서 신나게 줄넘기를 가지고 옥신각신하였다. 누가 몇 개까지 할 수 있는지, 쌍쌍이를 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 왜 그렇게 재밌었는지 잘 모르겠다. 선선한 날씨에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우리는 정신없이 깔깔댔다. 고작 줄넘기 단 한 개를 가지고서 번갈아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