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습관 Mar 27. 2023

모든 게 본인 탓으로 느껴진다면?기획자/PM의 역할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획자/PM의 올바른 역할

모든 게 내 탓처럼 느껴진다면? 기획자(나)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난.. 난 똥멍청이야

IT 회사에서 기획자(PM)는 개발자, 디자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한다. 구성원의 역할이 잘 확립되지 않은 조직일수록 기획자가 개발자, 디자이너가 잘하는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대행하고 의사결정한다. 기획 → 디자인 → 개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이 지연’되지 않고 순조롭게 작업이 완료되려면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획자는 개발,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다. ‘완벽한 기획서’를 요구받으며 기획자가 고객 관점보다 개발, UX 업무를 본인의 주요 역할로 오해하고 결정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기획이 중간에 많이 변경된다거나 더 안 좋은 케이스는 ‘문제가 없는 척’ 업무가 진행되는 것이다. 눈 꼭 감고 서로 모르는 척할 수도 있고 일정 상 어쩔 수 없이 진행될 수도 있다.


당시 회사에서 기획이 부러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하면서 '기획자가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회사 개발자분께 털어놓았다. 개발자분께서 각 구성원들이 집중해야 하는 역할을 잘 이해해주시고 ‘기획자 역할’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 

기획자가 먼저 개발적인 부분을 먼저 고민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는 가치가 처음부터 제한된다.
기획자는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기획자가 '혼자' 만든 완벽한 기획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획자 혼자서 많은 부분을 고려하도록 요구받는 조직이라면 기획자의 시간은 항상 부족하며, 항상 기획자 탓이 돼버린다. 본인 탓만 할게 아니라 기획자가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적합한 직무와 조직에서 근무하고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조직에서 평가의 기준이 '최대한 많은 기능을 빠르게 내놓는 산출물 중심의 조직'인가 '고객의 문제가 무엇이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줘야하는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성과중심 조직'인가? 전자처럼 빠르게 WHAT과 HOW에만 집중하는 조직이라면 기획자의 의존도가 높고 아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된다. 


기획에서 미리 고려를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기획안 수정해서 다시 공유드릴게요. 죄송합니다.
기획이 변경돼서 다시 작업 부탁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 조직에서 기획자가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역할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의 경우도 어려운 상황을 겪는다. 최종 결정된 기획안을 받고 일정의 압박을 온전히 개발자가 부담하게 된다. 이 때는 개발자의 탓이 돼버린다. 


조직에서는 1) 기획이 변경되거나 고려하지 못한 게 튀어나오면서 개발 일정은 밀리고 2) 기획자는 본인이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에 집중하느라 고객의 문제를 제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결국 조직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고객에게 가치로 이어지지 않다) 


누군가의 탓으로 끝나는 게 아닌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이어야 할까? 그리고 기획자는 어떤 역할을 가져야 할까? 




목표달성 능력을 통해 바라본 목적조직과 기능조직. 어떤 조직이 더 효과적일까? 


조직이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프로덕트 관점에서 목표 달성이란 단순히 많은 기능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터드러커가 정의한 ‘지식 근로자(지식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가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의 기준을 살펴보면 기능조직보다는 목적조직이 더 성과를 내기 적합하다.


왜냐하면 목적조직은

1. 구성원의 강점을 잘 활용하는 구조이며

2. 작업의 초점을 외부 세계(고객)에게 맞추며

3. 어느 한 사람이 성급하게 의사결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전문성에 기반해서 다양한 의견에 기초해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드러커가 정의한 목표 달성 능력을 바탕으로 하나씩 살펴보자.



1.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들은 강점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신의 강점, 상사, 동료, 부하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
약점을 기반으로는 성과를 올릴 수 없다. 


기능조직에서는 개발자, 디자이너의 전문성, 강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기획자는 본인의 강점이 아닌 영역에서 완벽한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쓴다. 그리고 개발자, 디자이너는 기획자가 결정한 것을 바탕으로 구현에 집중한다.


반면 목적조직은 각 구성원의 강점을 활용한다. 기획자는 초기에 고객 관점에서 구성원들에게 고객의 문제와 맥락을 이해시킨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동일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발자는 개발 관점에서, 디자이너는 UX 관점에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간다.


조직에 성과를 가져다주는 기획자의 태도는 혼자 개발, 디자인을 고민하는게 아니라 ‘고객 전문가’로서 1) 고객의 문제와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2) 어떤 문제를 풀고 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



2.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들은 활동의 초점을 외부 세계에 맞춘다.

자신의 노력을 업무 그 차체가 아니라 결과에 연결시킨다.
...
“내가 창출해야 하는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기능조직에서는 고객 문제보다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각 구성원들이 과제에 집중하는 시차가 다르고 기획 → 디자인 → 개발 단계에서 완성된 형태로 각 단계별로 전달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엇과 어떻게 만들지에 집중하게 된다.


목적조직은 초기 과제 선정부터 싱크를 맞춘다. 우리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며 왜 풀어야 하는지 고객에게 전달되는 결과의 모습을 동일하게 이해한다. 조직의 활동이 ‘할 일’ 자체에 맞춰지는 게 아닌 외부세계인 고객의 가치를 향하게 된다.



3.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들은 목표달성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목표를 달성하는 의사결정은 사실에 대한 만장일치라기보다는 언제나 다양한 의견에 기초한 판단이다.
...
성급히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기능조직으로 일할 때 기획 단계에서 많은 것이 성급하게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경험했다. 개발자에게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구현 난이도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기획단계에서 성급하게 의사결정이 내려졌다. 개발자 입장에서 불필요하게 개발적으로도 제한된 방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고객에게도, 시스템 관점에서도 전혀 성과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공을 많이 들인 기획을 전달받은 사람은 사실 다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미 많은 품이 든 것을 알고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다른 의견을 내고 실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견을 내더라도 결정된 상태의 결과물을 보게 되면 변화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목적조직에서는 기획자 혼자 많은 것을 결정하는 게 아닌 다양한 의견에 기초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개발, UX , 데이터 관점 등 다양한 의견에 기초해서 근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초기단계에서부터 각 전문성에 기반해서 의견을 내기 때문에 결정할 때 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가?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위임하자.

성과를 내는 조직은 목표를 달성하는 조직이다. 각 구성원이 '잘하는 영역'에서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 내가 맡은 것만 잘하자는 말이 아니라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개인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더 중요한 일을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러한 지점에서 기획자는 내가 미리 고려하고 고민하기위해서 개발을 배우는 것은 시간낭비다. 개발과 UX를 배우는 이유는 각 전문가와 올바르게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 제대로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 되어야한다. 기획자는 시장과 고객, 고객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것을 검증하고 해결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개발은 개발자에게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맡기자. 그 시간에 기획자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
그리고 그 결과 강점을 활용하기보다는 약점을 줄이려는 사람은
그 자신이 약한 인간의 표본이다.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이용 가능한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참고: [피터드러커, 자기경영노트]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생각도구, 추상화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