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가정의 달

by 윤작가

가끔, 아니 자주 어린아이 같이 나만 들여다보기 바쁘다.

시험 기간이라 힘들다.

혼자 있을 시간이 적다.

언제까지 이 고생이 계속될까?

이런 생각들로 갇혀있기 쉽고 그래서 마음의 공간이 적어 다른 이들의 마음을 쓰다듬을 넉넉함도 좁아갈 무렵...


“이모, 할 일이 있어.”

어린이날 하루 전에 캠핑은 못 데려가도 영화나 보여줄까 물었더니 괜찮다며 저렇게 말하는 초딩 조카. 아기 같기만 한데 커다란 자전거를 잠옷 입은 채로 타고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따라 꽃집 검색, 거금 3만 원으로 생화 카네이션 꽃다발을 샀단다. 그리고 그 꽃다발을 들고 자전거는 끈 채로 몇십 분 거리나 걸어온 아이.


작년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조화로 된 카네이션을 사 가지고 오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기특하다. 좋은 소식은 자랑질! 그렇게 어버이날 며칠 전 이벤트를 하더니, 어버이날인 어제는 할머니, 이모, 엄마한테 각각 2만 원씩 나눠준다.


“이모는 사고 싶은 책 사!”

책 좋아하는 이모에게 책 살 돈 주는 초딩 조카. 가르치는 아이들은 가족 여행이다 해서 결석도 많은데, 나는 양육자로 재미있는 하루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게임이나 하게 만드는 것 같아 죄책감에 가까운 씁쓸한 마음이 들었는데... 생각할수록 감사하다!


교회에서 가정의 달이라고 기념으로 받은 떡과 가족 먹이려고 아픈 다리 이끌고 아침부터 만든 어머니의 잡채가 잔칫상 같이 화려(?)하다.


시험 점수 따라 늘 오가는 아이들과 밥벌이 속 불안한 마음으로 걱정을 안고 사는 나. 그래도 이런 고마운 사람들 속에 살아가니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런 마음이 매 순간 들지 않는다는 게 역설이지만.


줄수록

나눌수록

뿌듯해지는

풍성함

받은 만큼

더 주고 베푸는 인생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