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수 Feb 12. 2018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천상병 시인

○ 천상병 시인의 귀천


귀천으로 희망을 노래한 시인.

그의 시를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시인이 되는 것 같은 신통력이 있는 시인.

그래서 시인의 부인도 시인이고 시인의 친구도 시인이고 시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모두가 시인이다.


가난했던 한 시인이 천국으로 떠났다. 

조의금이 몇백이 걷혔다. 

시인의 장모는 이 큰돈을 어디다 숨길까 걱정하다 퍼뜩 떠오른 것이 아궁이였다.


다음날 아침, 

시인의 아내는 하늘나라로 간 남편이 추울 거라는 생각에 그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조의금은 그렇게 불타버렸다.

평생 돈의 셈법이 어둡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왔던 시인. 

그처럼 숫자 계산에 어둡고 어린애 같은 셈법으로 살다 간 시인은 '서울상대' 출신이다. 


안면도는 천상병 시인의 고향이다.

그러나 그가 거주하던 집은 원래 의정부에 있었다.

헌데 안면도와 전혀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천상병 시인의 고택이 이곳으로 옮겨온 것은 나름 뒷이야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귀천'을 소재로 글을 썼다.

2004년 9월 모종인 시인이 이곳 안면도에서 "시인의 섬"이란 펜션을 개업할 때 그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 여사가 다급하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 있는 천 시인의 집이 재개발사업으로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모종인 시인은 곧바로 의정부에 있던 천상병 시인의 집을 통째로 그의 고향 안면도로 그대로 옮겨와 복원을 해 놓았다.

집이라고 해 봐야 아담한 3칸짜리 브로크 집이다.

모종인 시인은 천 시인 고택 옆에 자그마한 갤러리도 지어놓았다. 

중광 스님과 김점선 화백, 소설가 이외수 등의 작품과 천 시인과 목 여사의 소장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천 시인을 끔찍이도 아끼던 모종인 시인마저 천시인 곁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 후 천 시인의 고택은 모종인 시인의 부인이 홀로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다.


* 천상병 시인은 윤이상 선생과 이응로 화백과 더불어 소위 ‘동백림 사건’의 희생자였다.

그래서 쓸데없이 시달리고 고생을 해야 했던 시인은 우리에게 ‘귀천’이라는 말을 통해 희망을 전해준다.


안면도에 있는 천상병 시인이 살던 집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 있던 집을 이곳으로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방안에 있는 물건들, 정말 거의 아무것도 가지고 있던게 없네...
천 시인의 집 바로 아래쪽에 갤러리가 있다.
천상병 시인이 살던 집 바로 곁에는 시인의 섬이란 팬션이 있다. 이곳에서 보이는 갯벌에 노을이 물들면 정말 운치가 있을텐데...


이전 08화 봄이 오는 길목에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