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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Feb 26. 2018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갈매기 나는 통영바다”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1917~1995년) 선생의 유해가 2월 25일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가 독일에서 별세한 지 23년 만에 고향 땅 경남 통영시로 돌아온 것이다. 윤 선생의 유해는 현재 통영시 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 


장지는 윤 선생이 생전에 그토록 그리던 “갈매기 나는 통영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내 빈터에 마련하고 추모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윤 선생의 유해는 오는 3월 30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에 맞춰 이장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도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갈매기의 날개짓'을 닮은 국제음악당이 있다. 근처에 추모공원을 마련한다.



○ 윤이상 선생의 연보


1917: 9월 17일 통영에서 출생

1944: 통영 청년들과 반일 활동으로 2달간 옥고를 치름

1945: 해방 후 ‘통영문화협회’ 회원으로 활동

1950: 가곡집 ‘달무리’ 출판

1955: 제5회 서울시 문화상 수상

1957: 서베를린 음악대학 졸업

1967: 동베를린 사건으로 1심 무기징역 선고

1968: 2심에서 15년으로, 3심에서 10년으로 감형. 교도소에서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 완성

1969: 대통령 특사로 석방, 서독 키일 문화상 수상

1972: 서베를린 음악대학 교수 취임, 뮌헨 올림픽에서 ‘심청’ 초연

1974: 서베를린 예술원 회원으로 추대

1977: 한국 민주민족 통일 해외연합 유럽본부 의장으로 선출

1982: 평양에서 ‘광주여 영원히’ 연주 후 해마다 윤이상 음악제 개최 9월 7일 대한민국 음악제에서 2일간 ‘윤이상 작곡의 밤’ 공연

1984: 5월에 베를린 필하모니 창단 100주년 기념으로 교향곡 1번 초연 이후 해마다 교향곡 1곡씩 발표(총 5곡),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 개관

1988: 독일연방공화국 대공로훈장 수상

1992: 12월 함부르크 자유예술원 공로상 수상, 일본에서 ‘윤이상 나의 조국 나의 음악’ 출판, 독일 뮌헨에서 ‘윤이상 시대의 작곡가’ 발간

1995: 독일 바이마르에서 괴테상 수상, 11월 3일 베를린에서 영면


선생은 작은 태극기를 지니고 있었다.
윤이상 기념관에 전시된 자료들



해마다 봄이 시작하는 3월이면 통영에서는 갓 잡은 도다리에 쑥을 듬뿍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을 먹으며 봄맞이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감칠맛 나는 봄맞이 행사가 있으니 통영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는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음악제였기에 ‘윤이상국제음악제’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 통영을 국제적인 음악도시로 승격시키려는 의도에서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음악콩쿠르’를 나누어 진행하면서 그 이름도 달라졌다. 어쨌든 두 행사는 같은 기간에 동시에 열린다.


통영시는 국제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을 기리고 음악도시로서 손색이 없도록 ‘통영국제음악당’과 ‘윤이상기념공원’을 마련하고 해마다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이상기념공원은 통영이 고향인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10년 통영 도천동에 윤이상기념관을 마련하고 그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이 기념관에는 그의 업적과 음악세계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아쉬운 대로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관련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는 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도 따랐다. 


국내에서는 이념성향과 친북 논란 등을 구실로 윤이상 선생에 대한 음악성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으나 해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 기법, 그리고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하는 5대 작곡가' 등으로 그의 음악적 업적을 극찬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는 윤이상 선생의 음악적 업적조차 무시하는 듯한 음악제 구성으로 국제음악제를 진행함으로써 세계 음악가들로부터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어느 해에는 아예 윤이상 선생의 작품 연주를 프로그램에서 배제시키는 짓을 하기도 했다.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쨌거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름다운 고향 통영에 돌아온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들으며 그야말로 따스한 봄맞이가 되기를 고대해 본다.


국제음악제는 거리공연도 함께 한다.

* 2018년 통영국제음악제가 ‘귀향- Returning Home’을 주제로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21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데,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공연은 스티븐 슬론이 지휘하는 보홈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함께한다. 한편, ‘2018 통영국제음악제(Returning Home)’는 조기예매를 통해 전 공연 30%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자세한 음악회 일정과 프로그램 입장권 예매 등은 다음 사이트 참조: http://www.timf.org/main/main.do)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바라본 통영 강구안 풍경
강구안 일대에 마련된 여러 프런지 공연장 풍경들과 항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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