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완돌 키우는 T Jan 28. 2021

돌멩이의 4가지 즐거움

코로나 시대의 취미생활

삶이 즐거우려면 3종류의 취미를 가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1. 직접 뭔가를 만드는 취미
2.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취미
3. 반드시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취미

돌멩이를 수집하는 취미가 좋은 점은, 관심사를 분산시키지 않아도 이 한 가지에 집중하기만 하면 취미생활의 다양한 면이 모두 충족된다는 것입니다.


광물에 조화와 다육식물을 곁들인 현관장식.


1. 돌을 다듬어 디스플레이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것, 일종의 창작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빈 공간을 채우는 작은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수반이나 어항, 화분을 꾸밀 수도, 작은 테이블이나 액자를 할 수도 있고, 벽이나 장식장 전체를 아름다운 구슬과 크리스털, 암석이나 수석으로 채우는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풍수지리의 조화를 고려한 의미 있는 배치도 시도해볼 수 있고요.


와인잔과 조명을 활용한 귀여운 디스플레이의 예시.


2. 수동적인 소비자로서 구매만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구경하고 모으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수집이라는 취미에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늘 아래  같은 돌은 없기'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수집을 시작할 때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것들부터 모으기 시작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면서 점차 안목을 높이며 컬렉션 전체의 품질을 향상해 나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재판매나 선물을 하게 되는 일도 많습니다. 재미있게도, 돌을 팔아서 그 돈으로 다른 돌을 사게 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 보면 커뮤니티 안에서 돌이 돌고 돕니다. 내가 보낸 돌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가 닿아서 사랑받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는 것도 재미입니다. 어느 것이나 즐거운 일입니다.


책장 한 칸을 비워 광물으로 가득한 공간을 꾸며보았습니다


3. 그리고 '탐석'을 해볼 수도 있지요. 자연의 돌을 찾아 밖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드라이브를 하다가 인적이 뜸한 바닷가를 잠깐 산책하며 몽돌과 바다유리 조가비를 줍는 일은 꽤 낭만적입니다. 이렇게 채집한 것을 재료로 화면을 구성하는 창작활동을 해볼 수도 있지요. 어린이들과 함께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취미입니다.


노면에서 주운 수정 조각들



돌 취미는 비대면 시대에도 적합합니다. 수집하고 구매하는 것은 실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고, 탐석지에서는 일부러 약속을 잡지 않는 이상 사람과 마주할 일이 별로 없으니 그 또한 좋습니다.


 물론 돌 취미에서도 사람을 만나고 서로 이어진다는 건 중요한 부분이지요.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부분은,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창 시절에는 단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곧잘 친구가 되곤 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순수하게 그런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지요. 그런데 취미가 같으면 사고방식도 비슷할 가능성이 많고, 잘 맞는 벗을 찾아 마음을 터놓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4번째 즐거움입니다.


머지않아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이 오면, 다 같이 한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