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천재가 된 오류가 되고 싶다
2012년, 어느덧 35, 10년 차 직장인 오류는 지긋지긋한 월요병이 싫어 매주 일요일 낮 12시부터 5시까지 술을 마시곤 했다.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을 잊어야 했기 때문이다. 휴일에 쉬는 건 좋았지만 다음 날이 월요일인 건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류에게 우연히 책 한 권이 찾아왔다. 여름휴가로 떠난 제주 여행. 김포 공항에 도착해 티켓을 받고 짐을 붙이고 나닌 출발까지 약 1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대기 의자에 앉아 창 밖을 멍하니 응시하다 불현듯 책이나 한 권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김포 공항 2층 출국장 앞에 작은 서점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어떤 책을 사볼까 훑어보는데 서점 정 가운데 딱 눈에 들어오는 책 제목이 있었다.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책 제목이 재밌었다. 독서 천재라니. 오류에게 딱 일 것 같아 그 책을 구입해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출국장 앞 커피숍에서 첫 페이지를 폈다. 고등학교 문제집 이후로 책과 담쌓았고 군대 시절 좋은 생각 책을 읽은 게 다였던 오류에게 책이란 낯선 존재였다.
마지막 안내 방송이 귀에 꽂혀서야 자리에서 읽어 났다. 책에 빠져들어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했지만 다행히 안내 방송을 들은 탓에 제주도로 출발할 수 있었다. 기내에서 다시 책을 폈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홍대리, 오류는 정대리. 같은 대리라 그런지 공감됐고 회사 내에서의 처지 또한 비슷해서 빠져 읽었다.
유독 눈길을 끄는 문장은 이랬다.
“진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냐?" "그래. 어제 영만 선배 보니까 정신이 확 들더라."
"방법이 있긴 한데. 해볼래?"
명훈의 말에 홍 대리는 눈이 번쩍 떠졌다. "정말? 그게 뭔데?"
"독서."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3p)
'독서' 진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독서를 하라니. 속으로 웃었다. 고작 독서로 무슨 인생을 바꾼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비행기가 제주로 서서히 출발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했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비행기가 적정 궤도에 오른 뒤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지고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근데 독서가 진짜 인생을 변화시켜주는 걸까?' 속으로 생각하며 다시 책을 펼쳐서 계속 읽기 시작했다.
홍대리의 행복한 결말이 내심 부러웠다. 나도 홍대리처럼 일과 사랑 모두를 붙잡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도 이대로 따라 한다면 내 인생도 바뀔까?'란 생각을 했고 제주도에서 돌아오자마자 독서 모임을 수소문했다. 마침 교회 친구였던 선진이 활동하는 독서 모임이 생각났다. 선진에게 전활 걸어 독서 모임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완전 환영이지~." 선진의 대답이었다.
우연이 찾아온 책 한 권 덕분에 곧 독서 모임도 시작하게 될 오류는 생각했다. '해보면 알게 되겠지. 누가 알아 내 인생도 근사하게 바뀔지. 나도 독서 천재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