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우연, 천재들의 메모 습관 장착
하루 두쪽씩 책을 읽다 운명처럼 다가온 책 한 권이 있었다. 바로 <메모 습관의 힘>이었다. 책을 읽긴 읽었는데 가끔씩, 무슨 책에서 읽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분명 읽었는데 계속 사라지는 기억이 아쉬웠다. 그러던 중 교보 문고에서 딱 내 눈에 들어온 책이 <메모 습관의 힘>이었다.
작가는 서울 대학교 응용 학부와 동 대학원을 다녔던 신정철로 '메모 달인'으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책의 서문을 읽고 매료되었다. 오류도 이제 메모 습관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빨리 책을 읽고 실천하고 싶었다. 결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 페이스북으로 신정철 작가에게 친구 신청을 했다.
페이스북 알람이 울렸다. 친구 수락이 완료되었습니다. '오,,, 작가님과 친구가 되었다니.' 하며 신정철 작가의 페이스북을 보다가 '메모 습관반 2기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작가님을 실제로 볼 수 있겠구나란 기대감에 바로 신청을 했다.
2018년 5월 24일, 문래동의 어느 한적한 건물 2층. 8명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다. 메모 습관 2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처음 본 신정철 작가의 이미지는 새침데기 같았다. 안경 너머로 날카로운 인상을, 차가운 말투 덕분에 마음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신정철 작가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왜 적어야 하나"
40분 동안 빠져서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곧바로 실습이 이어졌다. 책을 읽고 책의 문장을 그대로 노트에 옮겨 적는 실습이었다. 시키는 대로 따라 했다. 시키는 것을 잘하는 게 오류의 특기 중 하나였기에 자신 있었다.
6주가 흘렀다. 어느덧 마지막 모임 날이 되었다. 6주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메모를 계속한 사람은 3명이었다. 그중 오류도 포함됐다. 어떻게 메모를 지속할 수 있었는지 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류가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루 두쪽 책 읽고 하루 두 줄씩 옮겨 적었습니다. 그게 다예요."
진짜로 그게 다였다. 하루 두쪽 책 읽고 하루 두줄 메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하루 두쪽은 전부터 하고 있었고 하루 두줄은 메모 습관 반 덕분에 추가된 것이었다. 매일 해도 부담이 없었고 일어나자마자 하기 때문에 빠뜨릴 일도 없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책을 읽은 페이지가 쌓이고 메모도 쌓였다.
6주 과정이 끝나고 신정철 작가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합류해서 그 뒤로도 쭉 메모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신정철 작가에게 카톡이 도착했다.
"오류님, 제가 지금 책을 하나 쓰고 있는데 메모 습관반 경험을 짧게 글로 좀 써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요? 물론이죠 작가님. 바로 써서 보낼게요."
"급한 건 아니고요, 천천히 주셔도 됩니다."
마음이 급해졌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쓰지. 글이란 거 써본 적이 없는데 잘 쓸 수 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순간, 메모했던 노트를 참고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노트에 손수 모은 멋진 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약 10줄가량의 후기를 완성해 신정철 작가에게 보냈다. 보내기 전에 10번쯤 읽어봤는데, 마음에 쏙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