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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Dec 11. 2024

글이 잘 써지는 장소는 따로 있다 1

책상을 벗어난 글쓰기

책상에서 글이 안 써지는 사람들을 위한 팁이다.  


책상에 앉아서 글이 안 써진다면 책상을 벗어나 보자. 책상을 벗어나 다른 장소에서 글쓰기를 해보면 의외로 글이 잘 써지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내가 검증한 것 중 하나는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내게 글쓰기의 영감이 떠오르는 특별한 장소다.


모든 매장이 그런 건 아니다.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층고가 5m 이상 높고, 매장 한가운데 기다란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는 위치라면 더 좋다. 내가 추천하는 곳은 가양역점과 영등포역점이다.


매장 한가운데 기다란 테이블에 앉으면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61번 고객님’이라는 음료를 찾아가라고 소리가 들리고, 머리 위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재즈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계속 오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나는 그 사이에 앉아 브런치 앱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지금 이 글도 그런 자리에서 썼다. 1시간 동안 다섯 편의 초고를 완성했다. 길이가 어떻든 상관없다. 어떤 건 10줄, 어떤 건 3줄이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점이 중요하다. 새로운 연재글에 대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냈고, 꽤 재미있겠다는 결론을 혼자 내렸다. 


그런 자리에선 1시간이 10초처럼 지나간다. 글을 쓰다 연초를 피러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면서.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내 생각도 오갔고, 글도 완성됐다. 그래서 글이 막히는 날이면 스타벅스로 향한다.


어떤 사람이 손을 흔들며 매장을 떠난다. 중국 여행객처럼 보이는 그는 허공에 양손을 흔들며 무언가 얻어갔다는 듯이 반가움과 감사를 표시하는 듯했다. 그를 보며 나도 생각한다.


“땡큐 스타벅스. 그리고 내게 찾아온 영감, 그리고 글감이 되어준 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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