喜, 愛, 樂 이후
너를 두고 돌아오던 길
눈앞에 아득하게 내리는
고요하고 잔잔한 어둠
내 옆 빈 공간에
네 온기와 목소리만 맴돌아
흩어지는 시간의 조각들
너를 만나 다시 웃고
네 눈빛으로 다시 깨어나
네 존재로 비로소 숨 쉬는 나
다시, 조금 더
네게 머물고픈 마음
가던 길 돌려 달려가고픈 마음
가을바람이 농익던 밤.
혼자 돌아오는 길에 만난 어둠은 흡사, 한치의 빛도 허락치 않는 심연, 그 깊은 바다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지난 시간, 허공으로 날린 무수한 웃음의 조각들은 빛을 잃고 내려앉아 늦가을비처럼 차가웠습니다.
내 옆 자리에 남은 온기만이, 돌아오는 길 내내 나를 감싸안아 내가 녹아내리지 않도록 든든하게 지켜주었지요.
삶에서 타이밍이라는 것은, 그 시작과 끝이 언제나 예측불가이기에 이제는 그 속성에 적응할만도 하지만, 왜 지금인지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이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 시간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길, 구름에 가린 달님께 기도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CiJ3vUvL8A
바래다주고 오는 길
또 그새 보고 싶어서 네게 전화를 했어
나 참 안 이랬었는데
너를 만나고 달라진 내 모습
두근대던 가슴에 사랑이 스며들고
가난했던 마음을 너로 가득 채우고
포근했던 말들로 사랑을 속삭이면
그 해 추운 겨울도 따스할 수 있어서
그럴 수가 있어서
내 눈은 너만 보나봐
내 귀는 니 목소리만 들리게 되었나봐
자꾸만 나 변해 가나봐
너를 만나고 사랑을 또 배우고
내 가슴은 아직도 너만 보면 설레고
포근했던 말들이 나를 버티게 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나의 손을 잡을 때
세상에 지쳐있던 나는 힘을 내곤해
니가 곁에 있어서
세상에 너란 사람은 한 사람 뿐이지만
나에게 너란 사람은 세상일 수 있다고
너에게 고백하고 싶은 말
사랑해 아껴둔 그 말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