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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마카롱 Jul 09. 2020

낮술 좋아하시나요?

낮술 예찬론자의 낮술을 맛있게 즐기는 7가지 팁


낮술 좋아하시나요?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낮술을 왠지 좋아하시는 분 일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저는 여기서 작은 고백을 하자면, 저는 낮술을 매우 매우 사랑합니다. 뭐 얼마만큼 좋아하길래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이냐면,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써야 하는 월차 하나 반차 하나가 딱 남아있었는데, 그 소중한 시간을 두 번 다 낮술 먹는데 썼다면 왠지 이해를 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는, '퇴사 후 다음날에 가장 하고 싶은 것' 이 '늦잠'+'낮술 늘어지게 먹기'였습니다. 그 당시 퇴사 한 다음날, 저에게 주는 선물로 늦잠을 늘어지게 잔 뒤에 (습관이 무서운지 오전 9시가 최대로 늘어지게 잔 결과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오전 11시 30분부터 와인 한 병을 시켜놓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친구와 수다를 떨며 두세 시간쯤 먹고 마시고 했으니 이 정도면 낮술 제대로 배운 여자 맞죠?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낮술= 여행의 최고의 조합이죠!


낮술을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 낮술 , 2. 집에서 즐기는 낮술


개인적으로 1번은 가장 몸이 편하고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행 다닐 때는 혼자 하루에 한 끼는 이렇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좀 일정이 길거나 고단한 날에는 이렇게 일정 중간에 한 끼 먹으면서 와인이든 맥주든 한 잔 쭉 들이켜면 그 날의 피로가 싹-풀려서 여행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쉬는 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낮술도 같이 하고 싶다 싶으면 레스토랑이나 와인이 구비된 카페 겸 바에 가서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 먹으면서 한잔을 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한 사람의 집에 모여 전기통닭구이나 치킨, 혹은 피자를 시켜서 맥주나 와인을 곁들여 편한 사람들이랑 즐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집에서 나가기 귀찮은 날에 낮술을 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 집에서 낮술을 할 수 있는 작은 팁을 공유합니다. 혹시 '낮술 한번 도전해볼까?' 하시는 분들은 한번 속는 셈 치고 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뭐 큰 거 없지만, 그래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저의 최근 낮술 사진입니다. 한 3주쯤 전인데, 별거 없죠?


낮술의 꿀팁 일곱 가지


1. 낮술 하는 하루는 일정 없이 반 이상은 비워주세요.

황금 같은 낮술의 시간은 금쪽같은 쉬는 날인 게 제일 좋죠. 아니면 오후 반차를 쓴 날도 괜찮아요. 낮술을 하고 이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거나, 일 관련 연락을 받아야 한다던가 중요한 일정이 있는 날이라면 조금 피해 주시길 추천드립니다. 나는 괜찮은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 한잔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종종 있거든요. 


2. 옷은 편하게,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술로 미리 준비해주세요.

오늘은 집에서 하는 낮술을 이야기하기로 했으니, 옷은 편하게 입어 주세요. 술은 먹어본 적이 있는 좋아하는 술을 미리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을 잊지 마세요. 새로운 술도 좋지만, 편하게 즐기려고 마시는 술이니 익숙한 술이 좋아요. 맥주도 좋고, 샴페인 혹은 화이트 와인, 로제도 좋죠. 전날에 미리 자기 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 마실 술을 준비해주셔도 좋고, 늦어도 한두 시간 전쯤에 냉장고에 넣어주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혹시 그럴 시간도 없었다 싶으면 와인 파는 곳이나 편의점에서 이미 냉장돼있던 제품을 사 와서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 레드와인도 여름철이나 날에 따라 냉장고에 15분-20분 정도 넣어주면 먹기 좋은 온도가 됩니다.


3. 낮술 전에 집 청소를 간단히 라도 꼭! 해주세요.

이거 진짜 황당하죠? 집 청소는 대청소도 좋고, (저는 사실 대청소하는 날은 낮술을 하곤 합니다) 아니면 간단하게 이부자리나 침대를 정리하고, 청소기라도 10분 정도 밀어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되시면, 하다못해 손빨래나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게 진짜 좀 황당한 항목이긴 한데,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집을 치우니 주변 공기가 달라져서 좀 더 기분 좋게 낮술을 즐길 수 있는, 제가 드리고 싶은 가장 꿀팁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게 되면, 어쨌든 '쉬는 날 술만 마신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덤이랍니다.  청소라는 노동(?)을 했으니 '이건 노동주이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낮술을 기분 좋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청소를 한 뒤에 샤워를 하고, 낮술을 본격적으로 즐기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술을 고를까요? 다 맛있어 보이죠? 


4. 잔이나 컵을 살짝 냉장고에 5-10분 정도 넣어주세요.(맥주, 화이트 와인, 샴페인 로제 와인의 경우)

특히 맥주들 밖에서 사 먹을 때, 유난히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바로 이게 팁 중 하나입니다. 귀찮으시면 청소하기 전에 좋아하는 잔(혹은 컵)을 바로 넣어두시면, 청소 끝나고 드실 수 있겠죠?  냉장고 안에서의 5분, 10분이 여러분의 낮술을 30분 혹은 1시간 더 즐길 수 있는 팁입니다. 참, 잔에서 혹시 냄새가 나거나 이물질이 있지는 않는지 한번 더 확인해주세요. 의외로 이 부분을 놓치면, 지금까지 잘 준비한 술맛을 망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음식은 최대한 간단하게 준비해주세요. 

왠지 와인을 먹게 되면 막 꼬랑내 나는 치즈나 비싼 햄, 쏘시송 같은 음식을 곁들여야 될 거 같죠? 아니에요. 집이니까 있는 음식이 제일 좋아요. 원래 즐기는 나만의 안주거리가 있다면 가장 멋진 메뉴가 됩니다. 특별한 안주보다 먹다 남은 치킨이나 피자, 냉동만두도 간단하지만 낮술이라는 멋진 이벤트에는 멋진 안주가 됩니다. 정말 간단하게 삶은 계란이나 편의점에서 사 온 크래커, 감자칩, 스트링 치즈 혹은 집에 있는 빵을 살짝 구워서 준비해주셔도 충분하답니다. 만약 준비한 음식이 없으시다면,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서, 천천히 음식을 준비하는 순간도 즐거운 낮술의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남이 해주는 밥에 낮술 한 잔! 코로나 끝나면 다시 이 맛 느끼러 여행을 가고 싶네요.


6. 천천히 마시세요. 특히 여름에는!

집에서 혼자 혹은 소수의 사람들과 마시는 낮술이겠죠? 특히 혼자 마시는 경우에는 천천히 마시세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으면 먹는 속도에 도움이 됩니다. 여름에는 특히나 날이 덥기 때문에 술기운이 유난히 빨리 올라올 수 있으니 천천히 조금씩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낮술을 위한 날이고, 여유롭고 편하게 즐기는 나만의 시간인 것을 잊지 마세요.  


7. 주량을 정해 놓고 드세요.(평소 주량보다 조금 적게 드세요)

낮술에서 가장 어렵지만 좋은 팁인 마지막 일곱 번째입니다. 평소 주량보다 아주 조금 적게 미리 양을 정해놓고 두세요. 평소에 나는 와인 두세 잔쯤은 마실 수 있다' 하면 두 잔을 마시는 것을, '나는 맥주 세 병은 마신다' 하면, 두병-두병 반 정도 드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리 마실 술의 양을 정해두고 즐기게 되면 분위기 상 더 먹게 되거나 취하게 먹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가장 위험한 부분이 이 '적정 주량'입니다. 조금 어려운 습관이지만, 이렇게 즐기다 보면 갑자기 전 남자 친구이나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실수(?) 따위는 없이 낮술을 여러분의 새로운 소소한 일상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낮술을 마신 뒤에도 우리의 소중한 하루의 시간들은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분 좋게 하루 마무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팁입니다. 우리의 하루는 생각보다 짧으면서도 길거든요.


프라하에서 갔던 와인 페스티벌. 낮술의 매력에 흠뻑!


혹시 주변에 술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섭외해서 맥주나 와인 페스티벌 같은데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낮에 하는 행사도, 밤에 하는 행사도 참 매력적이고 분위기를 즐길 줄 알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장소 중 하나입니다. 술과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을 만나기에도, 또 소량으로 판매하는 보석 같은 술이나 술과 잘 어울리는 소소한 안주를 만날 수 있는 멋진 장소입니다. 왁자지껄하면서 '내가 진짜 여기를 여행하고 있구나-' 하는 분위기는 덤이고요.  또, 여행지에 있는 브루어리나 테이스팅 하는 장소에 잠깐 들려보는 것도 좋은 일정이 됩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프라하에서 갔던 와인 페스티벌 사진을 여러분에게 공유합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고

이렇게 여행하는 날이 또 오기를 기대해 보면서, 낮술 한 잔 오늘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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