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성장
이번 여름에는
암스테르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세계 각국을 많이 다녔지만
유럽은 난생 처음.
암스테르담이 제게 첫 유럽이 되었습니다.
그저 반고흐 뮤지엄을 가고 싶다는 욕심 하나로
목적지를 정했던 거였어요.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습니다.
반고흐 뮤지엄에서 저는 눈물을 꾹꾹 참아가며 그림을 봤습니다.
고흐의 매력은 색감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오히려 그의 붓질에서 감정을 크게 느꼈습니다.
어두컴컴한 곳에 앉아 캔버스에 붓을 휘둘렀을 그가
얼마나 우울하고 절망적이었는지,
그림 속에서 얼마나 큰 희열을 느꼈는지 알 수 있거든요.
암스테르담에서 제가 느낀 감정은 '자유'와 '여유'였습니다.
이방인에게 관대한 이 도시에서,
영어가 좀 부족해도, 피부색이 달라도 얼굴을 구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트램 입구를 잘못 찾자 저에게 이용법을 차분히 설명하던 노부인,
고요하게 고흐의 그림을 바라보던 작은 아이들,
아침마다 꽃화분을 밖에 꺼내놓고 물을 주던 아저씨.
기억에 남은 순간들입니다.
저는
이번 여름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5년 동안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 정착했고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시도했으며
삶의 고민들을 단박에 끊어내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 한 켠에 우르르 쏟아지는 무언가가 느껴지더라구요.
무너지기 싫어서 이제껏 움켜쥐던 것들이 이제서야 풀어지는 소리였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 한 켠에 부는 느낌.
이 나이에도 작게나마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여름.
이제껏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때입니다.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
더위 조심하시고
히루 속에서 평화롭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