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두미 Dec 02. 2024

8년 차 브런치 작가의 글쓰기

그래도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정도 부터였다. 인도에 지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2016년도에 고수리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고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이곳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보니 벌써 내가 쓴 글이 300개가 넘었다. 

내게있는 다른 어떤 취미 보다도 가장 오래된 취미가 바로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기억들과 추억들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작가라 불리는 것에 가슴 벅찼다. 브런치를 쓰면서 가끔은 브런치나 다음 메인에 뜰 때가 몇 번 있었는데 가장 많았을 때는 16만 뷰를 남긴 적도 있었다. 그때는 내가 곧 탑 스타 작가가 될 것처럼 설레고 들떴다. 하지만 그것은 브런치에서 노출시켜주는 것에 따라 잠깐 오는 반짝이는 순간일 뿐이었다. 가끔 나와 비슷하게 글을 쓰는 작가들의 글이 자주 노출 되는 것을 보면 부러워하기도 했다. 꼭 글의 조회수가 많이 나오고 댓글이 많이 있어야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시기가 왔다. 뭔가 잘 써야 할 것 같고 뭔가 멋지게 써야 할 것 같고 아니면 적어도 좋은 아이템을 찾아야 할 것 같고. 하지만 그런 쌈박한 아이디어는 내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꾸 조회수만 보게 되고 실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가 쓰는 것은 에세인가 아니면 그저 나열하는 이야기들인가 고민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에 대한 나의 진심은 무엇인지 나의 글 표현이 너무 단순한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나의 브런치를 보면 최근 몇 년 간은 일 년에 글 몇 개를 안 썼을 정도로 글쓰기를 지속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가 지나기 전 나는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취미 부자라는 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일주일에 두 번씩 글을 쓰는 것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다 보니 일주일에 두 번이라는 독자와의 약속 그리고 나와의 약속이라는 단단한 연결고리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글을 쓸 수가 있었다. 다시 한번 나의 글쓰기에 브런치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나는 요즘 매주 적어도 2번 브런치에 글을 쓴다. 가끔은 오늘처럼 하루가 끝나기 직전에 급하게 글을 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 생각을 내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취미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취미보다도 내게 소중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소설도 써보고 싶고 브런치에 남긴 글들을 나만의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언제 현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나는 8년째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이 글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334개의 글을 썼다. 구독자가 920명이나 되지만 사실 매일 나의 글을 보러 오는 방문자들은 20-3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고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그저 잠시라도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하다. 

언젠가는 더 깊이 있는 글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것이다.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글쓰는 것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의지가 약해서 또 멈추게 되더라도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나 글을 쓰기를 바란다. 그렇게 글 쓰는 것을 평생 내 취미로 간직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