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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미 Jun 07. 2016

나무를 얻기 위해 싸우는 아낙네들

폭풍을 기다리는 그녀들

이곳 사람들에게 나무는 생명이다.

요리를 할 수 있게 해 주고 추운 날에는 땔감이 되어 준다. 비싼 가스를 사지 않아도 되고 자연 속에서 요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꼭 필요한 것 이기에 보기 좋은 나무들도 다른 사람의 소유의 나무들도 모두 그들의 타깃이 된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보기 좋은 나무  가지들을 사정없이 잘라내는 그들의 행동 때문에 가끔 논쟁이  생기곤 한다.



나무...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나무는 그들에게 논쟁 보다도 더 많은 것을 주기 때문에...


하루는 밤새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

잠시였지만 폭풍이었다.

지붕이 날아가지는 않을까? 혹여 철판 지붕들이 바람 때문에 날아와 사람이 다치지는 않을까?

밖에도 나갈 수 없는 사나운 폭풍이었다.

밤새 우리를 괴롭히던 폭풍이 지나가고 조심스레 빛이 얼굴을 내민다.

새벽이다. 모든 것이 망가졌을 것만 같은 새벽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설마 이 새벽에 사람들이?

그녀들이었다.

 무거운 나뭇가지들을 지고 다니던 아낙네들에게 거센 폭풍이란 제대로 만난 반가운 손님이었다.

밤사이 바람 때문에 부러진 나뭇가지를 하나라도 더 줍기 위해 그녀들의 손은 정신없이 움직인다.

새벽에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가진다고 했던가?

나무를 가져가는 그녀의 미소

낮에 그녀들의 나무 수집을 트집 잡던 사람들도

모두 잠에서 깨지 않은 새벽

그녀들은 움직인다.

그녀들의 가족을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살기 위해... 가족을 위해...



누가 그녀들을 잡을 수 있을까?

누가 그녀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를 억제할 수 있겠는가?


건강한 나무들 조차 숙연히 그들의 가지를

내놓는 듯하다.

그녀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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